[데스크칼럼] 증시 선진화 위한 전면 공매도…LG엔솔ㆍ신라젠은?

입력 2022-02-16 07:00 수정 2022-02-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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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글로벌 거래소 가운데 파생상품시장 1위를 차지하던 코스피200 선물ㆍ옵션 시장을 이끌던 개미들은 금융당국이 진입 문턱을 높이며 몰살(?)에 나서자 제대로 된 목소리 한 번 내지도 못하고 사라졌다.

여론 형성을 못하던 개인투자자들은 정치권의 자본시장에 대한 인식 부재와, 자본시장 기득권의 논리에 속수무책으로 당해왔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주식투자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경제활동인구(2853만 명) 28%인 800만 명에 달하게 되고, MZ세대 투자자들이 여론 형성을 이끌면서 목소리도 커졌다.

이에 공매도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정치권까지 영향을 끼치게 됐고, 현 정권은 일시적이나마 전면 중단에 나섰다. 여기에 이재명, 윤석열 여야 대통령 후보들도 앞다퉈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공약으로 들고 나왔다. 그러자 지난 4년간 말도 없던 현 정부의 관련 부처까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을 공식화 했다.

문제는 증시 선진화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다면서, 은근슬쩍 전면 공매도를 또 들고 나왔다는 점이다.

증권게시판등에서는 대권 후보들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 공약과 정권 교체 시기에 은근슬쩍 숟가락을 얹고 전면 공매도를 허용하려고 한다는 분노의 글들이 끊이질 않는다.

가장 눈에 띄는 비판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부터 전면 공매도를 허용하는 것이 협상의 원칙에 맞냐는 것이다. 협상테이블에 앉아 MSCI가 선진국 지수 편입 조건으로 공매도 전면 허용을 해 달라고 하면 그 때 가서 허용하면 되지 않냐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금융당국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전면 공매도 허용 추진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다. 공매도 전면 허용을 한다고 MSCI에서 선진국 지수로 편입 시켜줄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MSCI가 우리나라에 선진국 지수 편입을 먼저 제의한 적은 유일하게 단 한 차례 있었다. 당시 MSCI는 전 세계 파생상품 거래 세계 1위이던 코스피200 선물ㆍ옵션 시장이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 정도로 규모가 커지자 먼저 우리 정부에 선진국 지수 편입을 제의했다.

당시 외환거래만 24시간 할 수 있도록 해 준다면 선진국 지수에 편입시키겠다고 먼저 제의한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외환시장 24시간 거래에 대한 부담감에 거절했다. 그리고 MSCI가 매력을 느껴 먼저 다가온 이유였던 코스피200 선물시장을 개인들의 문턱을 높여 침체에 빠지게 만들었다.

지금은 MSCI에서는 선진국 지수 관찰 대상국가에서 조차 우리나라를 제외 시킨 상황이다.

그렇다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국민연금과 KIC(한국투자공사)를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민연금은 전 세계 연기금 가운데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1000조 원대의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과 200조 원이 넘는 자금을 굴리는 KIC는 월가는 물론 글로벌 큰 손이다.

MSCI는 모건스태리라는 사기업이 운용하는 지수이다. 1000조 원과 200조 원이 넘는 자금을 굴리는 세계적인 큰 손 국민연금과 KIC를 통해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하면 모건스탠리는 고객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

개인투자자들은 막연히 공매도에 대한 거부감을 갖는 것이 아니다. 경실련도 공매도 전면 허용 전에 시장조성자 호가교란 등 변동성 투기거래부터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금융당국은 공매도 전면 시행 전 반드시 무차입공매도 근절을 위한 불법공매도 대응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불공정한 공매도 제도 개선을 위해 선진국들처럼 개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기관ㆍ외국인의 공매도 상환기간을 지정하는 한편, 공매도 증거금 등 담보비율도 상향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증시 선진화를 위한답시고 전면 공매도 허용을 말하기 전에 제2의 LG에너지솔루션, 신라젠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체 어느 선진국 증시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황당한 분할상장 사례가 있는가. 자체 개발도 아니고 임상 실패한 신약을 사온 것을 기술특례로 인정해 상장 시켜 10조 원대까지 치솟고 하루아침에 상장폐지 기로에 서는 일이 선진국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

과거 상장심사 위원으로 활동했던 한 인사는 “상장 심사에 투자자 보호라는 한 문장만 있었다면, LG엔솔이나 신라젠은 상장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증시 선진화는 공매도 전면 허용이 먼저가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자들은 이들의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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