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속도, 2014년보다 빠를 가능성
헝다 사태 확대 해석은 경계
내년 2월로 예정된 자신의 임기에 대해서는 말 아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이 내달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조기 긴축 모드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선을 그으면서 시장에 ‘완화적’ 시그널을 보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오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위기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실시했던 비상 지원책을 거둬들이는 첫 번째 조치(테이퍼링)가 다음 회의에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 FOMC 정례회의는 11월 2~3일에 열린다. 그는 “연준 위원들이 테이퍼링이 2022년 중반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며 위원 대부분 점진적인 속도를 선호한다”라고 밝히는 등 테이퍼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연준이 테이퍼링을 11월에 발표하고 잠재적으로 8개월간 테이퍼링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이전의 테이퍼링보다 속도가 빠를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은 2014년 테이퍼링을 완료하는 데 10개월이 걸렸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0.00~0.25%로 유지하고 자산매입도 현재 속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매달 800억 달러(약 90조 원) 규모의 미국 국채와 400억 달러 규모의 주택저당증권 등 1200억 달러어치의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연준은 FOMC 정례회의 후 공개한 성명에서 “(물가·고용에서의) 진전이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이어진다면 위원회는 자산매입 속도 완화가 곧 정당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필요하다면 테이퍼링 착수에 대해 더 인내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한, 테이퍼링 착수가 금리 인상 검토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조기 긴축 모드와 관련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테이퍼링 시기와 속도는 금리 인상시기에 대한 직접적인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테이퍼링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금리 인상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파월은 최근 시장의 우려를 산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헝다 사태는 신흥국 시장에 많은 부채를 안고 있는 중국에 매우 국한된 것으로 보인다”며 “회사의 고통이 미국 주요 은행에 위험을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내년 2월로 예정된 자신의 임기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가을 안으로 파월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백악관 참모진이 바이든 대통령에 파월의 연임을 권고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