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한국지엠(GM) 노동조합이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 동의 절차를 밟는다.
27일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전국 사업장에서 조합원 약 4만8000명을 대상으로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조합원 과반이 찬성표를 던지면 합의안은 최종 가결된다.
현대차 노사는 20일 △기본급 7만5000원 인상 △성과금 200%+350만 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 원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특별 합의 주식 5주(무상주) △주간 연속 2교대 10만 포인트 △코로나19 고통 분담 10만 포인트 △재래시장 상품권 10만 원 지급 등의 내용을 담은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또한, ‘산업전환 대응 관련 미래 특별협약’을 맺어 국내 공장의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최근 5년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안이지만, 내부에서는 최근 현대차가 거둔 실적에 비해 미흡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에 처음으로 30조 원 넘는 매출을 거둔 바 있다. 또한, 정년 연장과 해고자 복직이 합의안에서 제외된 점을 문제 삼는 의견도 있었다. 이 때문에 잠정 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조합원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잠정 합의안이 부결되면 노사는 여름 휴가 이후에 교섭을 다시 해야 한다.
반면, 과반 찬성으로 합의안이 가결되면 노사는 3년 연속 파업 없이 교섭을 끝내게 된다. 하반기 안정적인 생산 여건도 보장된다. 개표는 오후 10시 이후 시작해 최종 결과는 새벽에 발표될 예정이다.
전날부터 임금협상 찬반 투표에 나선 금속노조 한국지엠 지부는 이날 오후 투표를 끝내고 개표를 시작한다.
한국지엠 노사는 22일 교섭에서 기본급 3만 원 인상(호봉승급 포함)과 격려금 450만 원 지급 등을 담은 잠정안에 합의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일시ㆍ격려금의 경우 합의안 타결 즉시 250만 원을 지급한다. 이어 올해 12월 31일 자로 나머지 200만 원을 지급한다.
합의안에는 시장 수요와 신차 출시 일정을 고려해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차종의 생산 일정을 최대한 연장하는 내용도 담겼다. 사 측은 경남 창원공장의 M400(스파크)과 차량 엔진의 생산 연장 가능성을 지속해서 검토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노조 내부에서는 사 측의 제시안이 부족하다는 반발도 나왔지만, 회사가 경영 적자를 겪는 와중에도 기본급 인상을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를 부여하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노조의 투표 결과는 이날 오후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잠정 합의안이 가결되면 한국지엠 노사는 휴가 이전에 교섭을 끝내게 된다.
반면, 기아는 여름 휴가 이후에도 교섭을 진행한다. 기아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나선 상황인데, 경기 광명 소하리 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투표 일정을 8월 10일로 연기했다. 교섭 일정도 자연스레 8월 이후로 미뤄졌다.
2020년도 임단협을 끝내지 못한 르노삼성은 전날 교섭에서 사 측이 △기본급 동결 보상금 200만 원 △생산성 격려금 1인당 평균 200만 원 △임단협 타결 격려금 200만 원 △XM3 하이브리드 수출 성공 격려금 100만 원 △생산 안전성 확보 특별 격려금 100만 원 등 총 800만 원의 일시금 지급을 제시해 교섭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노사는 27일 다시 교섭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