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가동을 멈췄다.
19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부산 공장은 이날과 20일 이틀간 완성차 생산을 중단한다. 르노삼성이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멈춘 건 이번이 처음이다.
르노삼성 측은 "연초부터 차량용 반도체 공급에 차질을 빚고 최근 수출 물량이 많이 늘어나면서 차량 부품 공급난이 발생해 공장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장 가동 중단은 르노삼성의 핵심 차종인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 유럽 수출 물량이 급증하며 벌어졌다. XM3는 3월 유럽 4개 국가에 사전 출시돼 4개월 동안 2만 대가 판매됐다. 지난달부터 유럽 28개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월 1만 대 이상 판매도 가능할 전망이다.
르노삼성은 하반기에 부산공장에서 안정적인 수출 물량을 공급한다면 닛산 로그 생산 중단 이전 수준으로 생산 물량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닛산 로그 수출 물량은 연간 10만∼13만대에 달했지만, 지난해 3월로 위탁 생산이 끝났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의 영향으로 7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2년째 마무리되지 못한 노사 교섭이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아직 타결하지 못했다.
노조는 사 측이 2년 치 기본급을 동결하자고 요구하자 5월에 총파업에 들어갔고, 이에 사 측이 직장폐쇄로 대응하며 대립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XM3 수출 물량 확보가 시급해지자 사 측은 직장폐쇄를 풀었고, 노조도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느라 파업을 중단하며 교섭 재개 요건이 갖춰졌다. 노사 모두 XM3 수출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려면 생산 차질이 발생해선 안 된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공장 가동이 재개되는 21일부터 노사 간 교섭도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하반기 XM3 유럽 수출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임단협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