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단계적 자사주 매입을 통한 상장폐지를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단계적인 자사주 매입을 통한 상장폐지를 위해 새로운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27%인 손 회장의 지분율이 다른 주주를 추월할 정도로 커질 때까지 조금씩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새로운 전략을 협의 중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슬로-번(Slow-burn), 슬로 모션(Slow motion) 방식이다. 이런 식으로 비상장사로 전환하기까지는 약 1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규정상 지분율이 66%에 도달하면 다른 주주로부터 미보유 지분을 매입할 권리가 발생, 프리미엄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도카이도쿄조사센터의 세키 구니히토 투자 전략가는 “비상장사로 조기에 전환하지 못하더라도 자사주 매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프트뱅크가 비상장사로의 전환을 공식 표명할 때까지는 불투명하겠지만, 손 회장이 이에 대해 의욕을 갖고 있다는 관측은 회사 주가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9월 “소프트뱅크 임원진이 비상장 전환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상장폐지 추진 소식에 9일 소프트뱅크그룹 주가는 한때 전날보다 7.2% 상승한 7606엔까지 치솟았다. 종가는 5.57% 뛴 7489엔으로 2000년 3월 이후 2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