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시대 저무나...터줏대감 HPE도 텍사스로 본사 이전

입력 2020-12-0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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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가 본사를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시에서 텍사스로 옮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재택 근무가 확산하면서 현지의 살인적인 물가와 인건비 부담을 피하려는 IT 기업들의 엑소더스 행렬에 가세한 것이다. 터줏대감이나 다름없는 기업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IT 산업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의 시대가 저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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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E는 1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시 교외에 건설 중인 신사옥이 완공되는 2022년에 본사를 옮길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안토니오 네리 HPE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미국 최대 고용 허브인 휴스턴은 다양한 인재를 모집하고 유지할 수 있는 매력적인 지역”이라며 본사 이전의 가장 큰 이유로 ‘비용 절감’을 꼽았다.

HPE의 전신인 HP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만난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팩커드가 1939년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시에 설립했다. HP는 애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학창 시절에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등 많은 IT 기업과 경영자에게 영감을 준 기업이다.

HP는 2015년 PC·프린터 사업을 담당하는 ‘HP’와 기업용 IT 서비스 사업을 담당하는 HPE로 분리했다. 이후에도 두 회사는 팰로앨토에 본사를 두고 있었지만, HPE는 2019년 새너제이로 옮겼다. 다만, 새너제이도 실리콘밸리 역내인 만큼 80년 넘게 첫 둥지를 떠나지 않은 셈이다.

실리콘밸리 탈출 러시는 HPE가 시작은 아니다. 앞서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업체인 파란티어테크놀로지가 올여름 본사를 팰로앨토시에서 콜로라도주 덴버로 옮겼다. 이 회사의 공동 설립자인 조 란스데일은 지난달 벤처회사인 8VC 본사를 샌프란시스코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또 본사 이전은 아니지만, 데이터 공유 서비스 업체인 드롭박스의 드류 휴스턴 CEO도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본거지를 옮기기로 했다. 드롭박스는 10월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표준 관행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전달했다. 아울러 대면 작업이 필요한 직원들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와 시애틀, 오스틴, 더블린에 ‘드롭박스 스튜디오’를 만들기로 했다.

이런 ‘탈(脫) 실리콘밸리’ 행렬의 배경은 현지의 살인적인 생활비와 인건비다. 미국 NPO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주택 중간 가격은 2017년 100만 달러를 돌파, 5년간 약 50% 뛰었다. IT 기업의 핵심 인재인 엔지니어를 중심으로 인건비 상승도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재택 근무가 확산하면서 입지를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랐다.

본사는 그대로 두고 실리콘밸리 이외의 지역으로 거점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5월 재택 근무를 전제로 한 엔지니어 채용을 시작하고, 이와 함께 조지아주 애틀랜타시 등지에 이들 기술자를 총괄하는 거점을 개설한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향후 10년 안에 전 직원의 50%가 재택 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고, 트위터와 스퀘어는 직원들이 원하면 영구 재택 근무를 할 수 있게끔 한다는 방침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역시 직원들의 재택 근무를 더 유연하게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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