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 규모는 8조 원을 돌파했다. 2018년 5조3700억 원보다 3조 원 이상 증가한 규모다.
레이저티닙은 상피세포성장인자(EGFR)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의 표적치료제로 개발 중인 물질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임상 2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허가로 이어질 수 있다.
레이저티닙을 들여간 얀센은 이중항체 'JNJ-61186372'와 레이저티닙의 병용투여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 임상 3상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병용투여 임상 1b상 결과는 ASCO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얀센의 병용 임상이 본격화되면서 유한양행은 1차 기술료 3500만 달러(약 432억 원)를 수령했다. 이를 통해 올해 수익성을 대폭 개선할 전망이다. 앞으로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단계별로 추가적인 기술료를 받을 수 있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 외에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의 계약금 일부인 1000만 달러(약 123억 원)를 받았다. YH25724에 대한 비임상 독성시험이 완료된 데 따른 것이다. 3분기 임상 1상 진입이 유력하다.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 외에도 베링거인겔하임에 'YH25724'와 길리어드에 NASH 치료제를 각각 기술수출했다. YH25724는 비임상 독성실험을 완료하고 3분기 임상 1상에 진입하게 된다.
후보물질 도출 단계에서 길리어드사이언스에 수출된 NASH 치료제는 동물모델 유효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길리어드가 선도물질을 도출할 경우에도 추가적인 기술료가 유입된다. 회사는 이처럼 기술수출한 신약후보물질의 개발이 진전되면서 받는 기술료를 다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주요 파이프라인의 개발이 파트너사와 함께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기술수출은 임상 비용은 물론 글로벌 허가 장벽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URC102는 임상 2a상을 마치고 중국 심시어 파마슈티컬 그룹의 계열사 난징 심시어 동유안 파마슈티컬에 총 7000만 달러 규모로 수출됐다. 전 세계 통풍 환자 약 3500만 명 중 중국 환자는 약 1400만 명(40%)으로 추정되지만, 시장 규모는 전 세계 4%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
JW중외제약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도 URC102의 기술수출을 타진 중이다. 업계는 아직 시장 규모가 작은 중국에서 7000만 달러 규모의 딜을 성공시킨 URC102가 글로벌 시장에서 약 1조 원에 달하는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JW1601은 피부질환치료 글로벌 1위 기업인 덴마크 레오파마에 기술수출됐다. H4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가려움증과 염증을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작용기전을 갖는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미국 시장에 초점을 맞춰 2021년 글로벌 임상 2상에 진입할 전망이다. 아토피 피부염에 이어 노인성 황반변성, 알러지성 결막염 등의 안과질환에 대한 비임상 시험도 진행 중이다.
JW중외제약은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굴한 후보물질이 연속으로 기술수출 성과를 내면서 R&D 역량을 인정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수출은 신약 개발의 성공률을 높이고 상업화를 앞당기기 위한 선택"이라며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기술수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