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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현의 왈가왈부] 안심전환대출 이대로 좋은가

입력 2019-10-07 05:00

▲변동·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 접수가 시작된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은행직원으로부터 상담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변동·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신청 접수가 시작된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은행직원으로부터 상담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변동금리나 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1%대 고정금리로 대환해주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제2 안심전환대출) 신청에 63만5000건, 금액으로는 73조9000억원이 몰렸다. 당초 계획물량이 20조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5배나 많은 규모다.

금융위원회는 대상선정기준 이하인 2억1000만원 이하 주택보유자에 대한 전화안내를 시작으로 연내 대환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온라인 등으로 신청을 받았다는 점에서 요건미비나 대환포기가 발생할 수 있어 2억원대 후반 주택보유자까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 제2 안심전환대출을 보면서 못내 아쉬움이 많다. 남긴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 주택보유자가 서민? 정부 주도에 결국 세금으로 충당해주는 꼴 = 당국 주도로 추진된 제2 안심전환대출은 2015년에 이어 두 번째다.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큰 논란은 주택보유자의 빚 부담을 정부가 나서 줄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은 제2 안심전환대출이 추진되면서도 그대로 노출됐다. 조건이 1차 때보다 까다롭다는 점에서 당초 신청자가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때문에 최고 9억원짜리 주택보유자까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다. ‘서민형’이 맞느냐는 비판이 나오기 충분했다.

신청자가 몰림에 따라 결국 2억원대 주택보유자까지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여 이같은 논란은 사그라질 수 있겠다. 하지만 빚을 내면서까지 집을 사지 않은 무주택자의 박탈감은 여전하다.

그 재원 역시 결국 국민 세금이다. 개인과 은행간 이뤄진 대출부담을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떠안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2015년 31조7000억원 규모로 안심전환대출이 이뤄졌을 당시에도 주금공의 지급보증여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 예산과 한국은행 발권력이 동원된 바 있다(정부 현금 500억원·현물 1500억원, 한은 2000억원). 주금공의 지급보증여력은 자기자본 규모와 연동하기 때문이다.

제2 안심전환대출 신청자가 폭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예정금액 20조원에서 더 늘리지 못하는 것도 결국 주금공 지급보증여력과 관련이 있다. 실제 금융위 관계자는 “처음부터 주금공 재원여력을 감안해 규모를 결정한 것”이라며 “(20조원 규모면) 정부나 한국은행 출자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또한 정부나 한은의 추가 출자가 없다는 것일 뿐이다. 현재 주금공 납입자본금 2조116억원 내에서 지원되는 것은 변함이 없는 셈이다.

◇ 제3·제4 안심전환대출…계속 나올 수 있다 = 당장 3차 안심전환대출이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금융위는 5년 전에도 안심전환대출이 없을 것처럼 말한 바 있다. 이번에도 3차 안심전환대출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필요성이 인정되고 시장상황 등 사정을 감안해 추가로 실시할 수 있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필요성이 인정돼야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주금공 여력과 장단기금리 상황 등도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는 배경에는 시중은행에서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제2 안심전환대출이 나온 것도 5년전 은행이 집중적으로 판매했던 무늬만 고정금리인 5년 고정 5년 변동의 준고정금리 주담대가 올해부터 변동금리로 전환되기 시작한 것과 무관치 않다.

금융당국은 2014년 은행권 고정금리 대출 비율을 일정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히고, 10년 이상 고정대출만을 고정금리대출로 인정하던 것을 5년 이상으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무늬만 고정금리대출인 준고정금리 주담대가 대거 판매된 바 있다. 금융당국이 추산한 준고정금리 주담대 잔액은 현재 170조원 가량이다. 이중 올해부터 매년 20~30조원 규모가 변동금리로 바뀔 예정이다.

반면 금융당국이 은행에 제시한 고정금리대출 의무비율은 해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실제 이 비율은 2015년말 35%에서 2016년말 40%, 2017년말 45%, 2018년말 47.5%, 2019년말 48%까지로 올랐다.

결국 신규 고정금리 대출이 크게 늘지 않는 이상 은행 고정금리대출 의무비율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앞선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권 고정금리대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준고정금리 주담대가 변동금리로 바뀌는 시점에서는 은행 고정금리 실적에서 빠진다”고 설명했다.

◇ 민간형 안심전환대출과 커버드본드 활성화하자 = 금융당국 주도의 안심전환대출이 아닌 민간형 안심전환대출을 활성화해 시장에 맡기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의 안심전환대출로는 중산층 전부를 포괄하는 범용상품으로 공급하기 어려운데다, 특혜 논란도 잠재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산층을 위한 장기 고정금리 대출은 민간 은행이 맡고, 당국과 주금공은 저소득층을 위한 순수 정책성 주택저당증권(모기지)만을 저리에 공급하자는 것이다.

이같은 제도가 안착할 경우 대출자들에 대한 혜택은 물론이거니와 은행,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출자들은 필요한때 언제든지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사실 고정금리 대출로의 전환은 시장금리가 오를 것을 예상할 때 유리하다. 한국은행이 연내 한차례 더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시장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면 변동금리대출이 유리할 수 있다. 반면,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2 안심전환대출 신청에서 보듯 고정금리로 갈아타고자 하는 수요는 언제든지 있다.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은행도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10년 이상 장기고정금리 대출을 하고, 그 대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커버드본드(Covered Bond·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를 발행할 경우 장기고정금리 대출 수요는 물론이거니와 채권발행을 통해 초과수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의 장기물 커버드본드 발행이 활성화한다면 채권시장도 덩달아 커질 수 있다. 발행시 주간사 등 역할이 필요한데다, 보험사들의 경우 장기채권에 목말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의 사고전환과 함께 정책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즉, 현행 구조상 최장 5년짜리 채권(은행채)을 발행해 대출재원을 마련하는 은행에 그 이상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유인을 주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예대율 산정시 커버드본드를 기존 분모 요인인 예금에 편입하는게 아닌, 분자인 대출에서 커버드본드에 매칭된 대출을 빼주는 방식으로 정책을 전환하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기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발행한 커버드본드와 달리, 주금공 주택저당증권(MBS)과 유사한 유동화증권 상환구조를 채택하면 발행은행의 시장리스크 노출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같은 방식은 최장 30년까지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원리금균등상환 대출이 발달한 덴마크의 커버드본드 시장에서 활성화돼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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