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때문에… 대기업 72.2% “임금체계 개편·검토 중”

입력 2018-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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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한국경제연구원)
(사진 제공=한국경제연구원)

주요 대기업 10곳 중 7곳이 최근 최저임금과 관련해 임금체계 개편을 했거나,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노사협의 또는 검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저임금제 관련 영향 및 개선방향’ 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 관련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 응답기업의 72.2%가 임금체계를 최근 개편(29.6%)했거나 개편을 위해 논의·검토 중(42.6%)이라고 응답했다.

임금체계 개편의 진척 순으로 보면, 응답기업의 22.2%는 임금체계를 선제적으로 개편했고, 7.4%는 ‘산입범위 개정 후 임금체계를 개편한 것으로 조사됐다. 42.6%는 ‘노사협의 중 또는 검토 중’으로 법 개정 후 현재 임금체계 개편 논의를 진행했다.

반면 9.3%는 ‘개정법 적용이 어려워 계획 없음’으로 개정 법 적용에 애로가 있어 임금체계를 개편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저임금 해당사항이 없어 계획 없음’으로 응답한 18.5%는 최저임금이 추가 인상되더라도 향후 몇 년간은 영향이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법 개정 후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 ‘노사 협의중 또는 검토 중’ 또는 ‘개정법 적용이 어려워 계획없음’으로 답한 56개사는 개정법 적용 시 애로사항으로 ‘정기상여금 지급주기 변경 등에 대한 노조의 반대(42.9%)’, ‘통상임금이 늘어나 초과근로수당 등 노동비용이 상승(30.4%)’, ‘최저임금 미산입 임금이 별로 없음(17.9%)’ 순으로 응답했다.

아울러 주요 대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정에 대해 ‘좁은 산입범위가 일정부분 확대돼 진일보(38.9%)’, ‘유노조 기업은 정기상여금 지급주기 변경이 어려워 실효성 낮음(33.3%)’, ‘임금체계 단순화를 위한 사회적 노력 필요(12.0%)’ 순으로 응답했다.

한경연은 “기업들이 십여 년 넘게 논의가 정체된 최저임금 산입범위의 개정 자체를 큰 진전이라고 보기는 하지만, 명절 및 격월·분기별로 지급되는 정기상여금이 포함되지 않아 아쉬워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 최저임금의 통상임금화, 77.8%가 반대 =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산입임금을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기업들은 대부분이 반대(77.8%)했다. 구체적으로는 ‘두 임금제도의 입법취지가 달라 달리 정할 필요(50.9%)’, ‘통상임금이 늘어나 인건비 증가, 신규채용 여력 감소(26.9%)’ 순이었다.

반면 최저임금의 통상임금화에 대한 찬성 의견은 22.2%에 그쳤다. 대법원도 2013년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최저임금제와 통상임금제는 목적과 용도가 다르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산정시간에 주휴시간 포함시 임금인상 필요 = 최근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규정된 최저임금 산정시간을 현행 소정근로시간에서 주휴일 등 유급처리시간을 포함하는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한경연이 주요 대기업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따른 1주당 유급처리시간을 조사한 결과, 1일 (52.8%), 1일 초과∼2일 미만(13.9%), 2일 이상(33.3%)으로 조사됐다. 기본급으로 최저임금만 받는 근로자의 2019년 최저임금을 적용한 월급은 유급휴일 0일이 145만2900원, 유급휴일 1일이 174만5150원, 유급휴일 2일이 202만 9050원으로, 유급처리일수에 따라 기본급이 최대 39.7% 차이가 나게 된다.

한경연은 “시행령 개정 시 모든 유급휴일에 대해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무노동 유급휴일’이 많은 대기업 근로자 일부는 기본급 인상과 함께 정기상여금, 초과근로수당 등이 연쇄적으로 올라 오히려 대·중소기업 근로자간 임금차이가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최저임금 개선 과제는? = 주요 대기업은 최저임금 범위 관련 우선 개선과제로 ‘정기상여금은 지급주기와 상관없이 최저임금에 포함(58.3%)’, ‘최저임금·통상임금 간 독립성 유지(50.0%)’, ‘최저임금 산정시간을 현행대로 유지(47.2%)’ 순으로 응답했다. 상위 3개 과제에 대한 선택율이 비슷해 기업들이 3개 과제 모두 중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최저임금 산정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는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최저임금 산정시간은 현행대로 유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추 실장은 “대기업의 3분의 1은 1주당 유급휴일이 2일”이라며 “유급휴일이 많은 대기업 근로자 중 일부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의 혜택을 받아 임금이 오르기 때문에 대·중소기업 임금차이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저임금 산입임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것과 관련해 “현행법상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은 달리 규정돼있고 개별기업은 현행 법제에 맞춰 나름의 임금체계를 구축해왔는데, 두 임금체계를 인위적으로 맞추는 법령 개정은 기업 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의 입법취지와 용도가 달라 달리 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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