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차가 26일부터 이틀간 차례로 지난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으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차의 경우 내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기아차의 경우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충당금 반영으로 10여 년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자동차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2조837억 원과 1조1681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5.0% 늘었고 영업이익은 7.7% 증가한 수준이다.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신흥국 판매호조가 이어진 덕분이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현대차의 지난 3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2% 증가한 17만3888대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현대차를 바로보는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하다. 내수와 유럽·신흥국 시장에서의 판매가 확대한 것은 맞지만 이번 실적을 뜯어보면 지난해 파업으로 생산이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 효과가 더 크다는 지적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현대차의 실적은 지난해 극심했던 파업 여파에 대한 기저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대차는 현재 기저효과 이상의 '실적 회복'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현대차는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기아차다. 기아차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12조6989억 원으로 집계됐으나 영업이익은 전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40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 것. 순손실 규모도 3489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8월31일 기아차 노동조합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패소한 것과 관련해 1조 원 규모의 충담금을 3분기 재무제표에 쌓은 데 따른 것이다. 충당금 중 원금 부분(85% 추산)은 영업이익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이자부분(15% 추산)은 기타 손익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손실로 예상되는 금액을 재무제표상으로 미리 반영하는 만큼 실질적인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좋지 않은 경영여건을 고려하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것만으로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기아차의 경우 모델 노후화, 내수판매와 미국, 중국 등 핵심시장 영업실적 부진 등으로 올들어 영업이익 감소폭이 커지는 상황이다”라며 “기아차 본업의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통상임금 이슈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