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미국의 애플은 스마트폰이라 불린 최초의 기기 ‘아이폰’을 세상에 공개했다.
키보드나 키패드 없이 손가락 터치만으로 제품을 실행시킬 수 있는 이 제품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고(故)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이 휴대전화의 역사를 쓸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전 세계는 아이폰에 매료되기 시작했고, 한국에서는 2010년 삼성전자가 ‘갤럭시S’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스마트폰 세상이 열렸다.
매년 스마트폰은 더 가볍게, 화면은 더 크게, 카메라는 더 선명하게 혁신을 더했고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지난 7년간 스마트폰은 고스펙의 경연장이라 불릴 만큼 놀라운 기능의 개선을 이뤘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제품 출시 주기가 짧아졌고 대부분의 제품이 상향 평준화되며 소비자들을 크게 매료시키지 못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의 ‘제2의 혁신’을 이끌 기술로 소비자의 기대를 가장 높이고 있는 기술은 ‘폴더블(Foldable)’ 디스플레이다. 특히 손목 모양에 따라 접힐 수 있고 반지갑처럼 접어서 사용할 수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폴더블 스마트폰’은 대화면을 통해 크기의 제약을 받았던 여러가지 컴퓨팅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지난해 레노버가 공개한 손목에 감을 수 있는 씨플러스(Cplus), 반으로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리오(Folio) 등의 시제품이 대표적인 예다. 이 제품은 구부려서 손목에 착용할 수 있다. 기술적인 완성도나 내구성 측면에서 문제가 드러났지만 단순히 하드웨어적 새로움을 넘어서 다양한 디자인 변주와 창의적인 제품이 탄생할 하나의 기술로 기대를 높였다.
스마트폰 세계 1위 삼성전자는 완성도를 높인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내년 출시가 목표다. 삼성전자는 수년 전부터 ‘프로젝트 밸리’라는 코드명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폴더블 폰을 준비해왔다. 2013년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휘어지는 OLED 디스플레이인 ‘윰(Youm)’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2014년 폴더블 폰에 대한 콘셉트 영상을 공개, 지난해 9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인폴더블(안쪽으로 접히는) 형태의 제품 디자인을 미국 특허로 등록하기도 했다.
과거 폴더폰처럼 힌지를 이용해 접는 형식인데, 완전히 반으로 접지는 않는 방식이다. 아래쪽에 공간을 마련해서 그 곳을 통해 스케줄 관리나 메시지 전송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다. 또 사용자 기호에 따라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살짝 접을 수도 있게 만들었다. 특히 윗부분만 살짝 접을 경우, 전면 카메라보다 성능이 뛰어난 후면 카메라를 이용해 셀피를 촬영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경우 두 개의 스마트폰을 나란히 이어 붙인 듯한 폴더블 스마트폰 디자인 특허를 USPTO로부터 승인받았다. 접으면 스마트폰 펴면 태블릿 형식이다. 뒤늦게 폴더블 폰 개발에 뛰어든 MS도 LG전자와 유사한 형태로 준비 중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사용성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용화하려면 수천 번을 접었다 펴도 기능 및 성능에는 이상이 없도록 하는 복원력이 보장돼야 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노키아의 경우 지난해 선보인 시제품에 10만 번까지 접을 수 있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열화가 발생해 금이 생길 수도 있어 내구성 확보가 상용화 과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