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자국기업 해외 M&A에 태클 건 진짜 이유는?

입력 2017-08-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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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경기침체 우려 때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신화뉴시스

중국 정부가 최근 대대적으로 자국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행보가 1990년 일본식 경기 침체 재현에 대한 시진핑 중국 주석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중국 공산당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 올해 초 주도해 작성된 경제보고서에 “중국 정부가 민간기업의 ‘해외 쇼핑’을 줄이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권고 사항이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과거 일본 엔저에서부터 플라자합의와 이후 이어진 부동산 버블, 인구고령화 문제 등 일본 경제와 관련한 광범위한 주제가 다뤄졌다. 해당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목할 대목은 해당 보고서가 제시한 핵심 권고사항 중 하나는 중국의 일부 민간 기업들이 주도하는 대형 M&A에 제동을 거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점이다.

해당 보고서는 중국이 1980년대 두자릿수의 경제성장을 거듭하며 제조강국으로 거듭났던 일본이 플라자합의 이후 엔고 여파와 부동산 버블 붕괴 등으로 경기침체에 빠졌던 전례를 밟을 위험에 처해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80년 당시 일본 기업들이 미국 유명 영화제작사 콜롬비아픽처스에서부터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였던 록펠러센터에 이르기까지 닥치는 대로 해외 자산을 사들였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올해 초 이 보고서가 발간된 이후 공산당 지도부는 4월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일본의 과거 경기침체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맘때쯤 중국 국영 언론사는 시 주석이 경제 성장에서 금융 안정성을 강조했다는 보도를 잇달아 내보냈다. 중국 정부가 시장과 기업에 일정에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그리고 6월 중국 금융 당국은 자국 민영기업에 칼을 빼들었다. 금융당국은 국영은행들에게 다롄완다그룹, 안방보험그룹, 하이난항공그룹(HNA), 푸싱인터내셔널 등의 기업들에 제공한 해외 대출에 관한 정보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며 이들 기업에 대출을 해주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들 기업 모두 최근 몇 년간 공격적으로 해외 대형 M&A에 나선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후 중국 당국은 과도한 대출과 고수익을 노린 주식 투기를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그간 민간 기업들은 ‘해외 쇼핑’할 때 필요한 돈을 국영은행에서 조달해왔다. 그러나 국영은행들이 막대한 자금을 대주는 사이 중국 금융 시스템은 물론 올가을 지도부 개편을 앞둔 공산당의 체제까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중국에서 해외로 흘러간 자금은 지난해 한 해에만 2460억 달러로 최고치를 찍었다.

단속의 효과는 있었다. 올해 상반기 중국 기업의 해외 M&A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급감했다. 이와 관련해 전직 골드만삭스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브릭스(BRICs) 용어의 창시자인 짐 오닐은 중국 정책 당국자들은 다른 국가 특히 일본이 했던 경제적 실책을 끊임없이 살피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닐은 “중국은 일본식 부동산 버블 붕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자 잠재적 부동산 버블을 막기 위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무원신문판공실은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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