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 악어’와의 전쟁 시작됐다

입력 2017-06-26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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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관시’ 재벌들이 금융안정에 악영향 인식 커져…정치적 의도가 강하게 숨어있어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지도부가 고위 정치인과의 ‘관시(關係)’를 악용해 막대한 이익을 올리는 이른바 ‘금융 악어(Financial Crocodiles)’들에 대해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했다.

중국 금융당국이 이달 초 다롄완다와 안방보험, 푸싱인터내셔널과 하이난항공그룹(HNA) 등 그동안 공격적으로 해외 인수ㆍ합병(M&A)을 추진했던 기업들에 대해 고강도 사정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지난주 뒤늦게 밝혀져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국가자본주의’‘덫에 걸린 중국의 전환’ 등의 책을 펴낸 중국 전문가 페이민신 클레어몬트매케나칼리지 교수는 2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금융 악어’를 척결하려는 시진핑의 움직임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며 시장이 놀랄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페이 교수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금융 부문의 리스크에 대해 경계 수위를 높여왔으며 자본유출을 줄이려 했기 때문에 ‘금융 악어’들에 대해 사정 방아쇠를 당기게 됐다.

중국은 최근 리스크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무모하게 자금을 빌려 값비싼 해외자산을 사들이는 재벌들을 금융 악어로 부르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시 주석은 지난 4월 열린 공산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금융시스템 안정을 재차 강조하면서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하는 금융 악어들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시 주석은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금융 악어가 누구인지는 자명했으며 이번 단속은 여러 목적을 갖고 있다고 페이 교수는 풀이했다.

많은 전문가가 대부분 금융안정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이번 단속에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중국 재벌의 상당수는 시 주석이 권력을 잡기 전인 2012년 말 이전에 막대하게 돈을 벌었다. 중국에서 사업에 성공하려면 정부 관리와 좋은 관계는 필수적이기 때문에 많은 부자가 중국 정치 엘리트들과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구축했음은 분명하다.

예를 들어 최근 구금 상태에 놓인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은 덩샤오핑의 외손녀 사위로, 시진핑의 반부패 캠페인에 휘말려 낙마한 중국 고위층 상당수와 인맥을 구축했다. 금융시스템 청소를 통해 시진핑은 정치적으로 자신에게 모호한 충성심을 보이는 이런 부자 재벌들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페이 교수는 강조했다.

또 문제가 된 기업 상당수는 국영 은행들에 자금조달을 크게 의존해서 은행 여신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벌을 내리기에는 충분하다. 재무적으로 탄탄한 기업도 규정 위반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못해 당국의 처벌을 피하기 힘들다.

아울러 이런 기업 억제는 장기적으로 공산당과 시진핑의 권위를 위협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데 요긴할 수 있다고 페이 교수는 덧붙였다. 기업인들의 충성을 받아내는 용도로 사정과 단속을 이용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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