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미국이 양자 무역협정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자간 무역협정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자국의 요구를 더욱 잘 반영할 수 있는 수단으로 양자 무역협정을 선호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1차 미일 경제대화에 참석한 가운데 로스 장관이 미일 자유무역협정(FTA)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로스 장관은 이날 오전 공식적인 경제대화가 시작되기 전에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을 만나 양국 통상관계와 사이버 보안 협력 등의 이슈를 논의했다. 두 사람의 회담은 계획보다 30분 이상 초과된 1시간 반에 이르렀다.
그러나 로스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의미있는 회담이었다”며 “양국 무역관계 강화를 위해 협정의 형태로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일 FTA 체결 가능성을 묻는 말에 “양국의 협의가 어떤 형태로 될지 언급하는 것은 다소 시기상조”라며 “다음 각료 회담을 6월 워싱턴에서 열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일본 측은 오전 회담에서 논의가 무역 문제에 집중하는 것을 피하려는 모습이었다. 세코 장관은 “구체적이고 솔직하며 실무적인 논의를 할 수 있었다”며 “우리는 아시아 지역의 무역 규칙 현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사이버 보안 분야 인재 육성과 빅데이터 활용 촉진 방안 등의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여전히 TPP와 같은 다자간 무역협정 프레임이 유효하다는 입장이어서 미국이 원하는 FTA 협상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스 장관은 미일 FTA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일단 피했지만 대일 무역수지 적자 감소를 위한 양국 합의를 목표로 할 것이라는 의중을 표시했다.
미국은 지난달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위한 기본방침을 공표하면서 지적재산권 보호와 전자상거래 촉진, 근로자의 권리 보호 등 새로운 무역규칙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펜스 부통령은 일본 방문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주최하는 간담회에 참석해 한미 FTA 재협상에 들어갈 것임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