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인상 전망에 항공주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주는 장 초반부터 약세를 보이다 모두 하락 마감했다.
아울러 국제유가가 수개월 내 20% 가량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헬리마 크로프트 RBC캐피털마켓 원자재 전략 부문 책임자는 8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수니파 아랍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간의 잠재적 갈등, 미국의 시리아 공습으로 이란의 5월 대선에서 강경파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 등의 우려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초반대로 오를 것”이라 내다봤다.
여기에 대형 항공사들의 1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유가 기저 효과는 물론,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여객 수요도 출렁거렸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0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3% 감소했다. 다만 한진해운 관련 이슈 해소와 항공수요 및 환율 강세로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 게 위안거리다.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영업이익 2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2.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중 노선에 대해 가장 많은 운수권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중국선 부담이 크고 그룹 구조조정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제주항공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높은 탑승률, 기타부문 매출 증가 등으로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모두 전년보다 20%대 수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제선 여객 수송량이 21.9% 증가해 전체 매출 개선을 주도한 데다가, 일본·동남아 등을 중심으로 한 높은 탑승률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