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반도체 사업 지분 인수전 ‘후끈’…늘어나는 참여업체에 몸값도 ‘껑충’

입력 2017-02-22 09:21 수정 2017-02-2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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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경영난으로 해체 위기에 놓인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회사 지분 인수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지분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에 새로 설립되는 반도체 메모리 회사의 기업 가치를 2조 엔 이상으로 추정해 입찰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3월 말이던 매각 시기도 4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지분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이 늘어나자 매각익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현재까지 지분 참여 희망 기업은 도시바와 협력 관계에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외에 IT 업계 거물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등 10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메모리 업계의 미국·일본 연합으로는 최대이며, 한국 삼성전자에 대항하는 구도가 되는 것이라고 일간공업신문(닛칸코교신분)은 전했다. 도시바는 내달 하순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같은 달 말에 메모리 사업 분사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4일 이사회에서 반도체 분사 등을 최종 협의하게 된다.

당초 도시바는 반도체 사업을 분사한 뒤 새로 설립하는 회사의 지분을 20%만 매각할 계획이었다. 그러다가 계획을 다시 수정해 완전히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현시점에서는 다시 지분 50~60% 이상을 매각, 지분 3분의 1 이상은 보유해 경영권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협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도시바에 대한 신용 불안을 진화하기 위해 자금 조달을 우선시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경영권에 구애받지 않도록 할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도시바가 지분 매각 규모를 늘린 건 지분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 사이에서의 요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기업 입장에서는 20%도 안되는 지분을 사봤자 경영 간섭도 하지 못해 투자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주거래 은행 중 일부가 향후 원전 사업 리스크를 완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 메모리 회사 지분을 되도록 많이 매각해 재무 기반을 확고히 할 것을 요구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의 메모리 사업은 세계 시장 점유율 2위로 큰 수익원이다. 2016 회계연도 3분기(10~12월)에는 1100억 엔의 부문 영업이익을 냈다. 그러나 미국 원전 사업에서 발생한 거액의 손실을 메꾸고자 당장 자금 마련이 시급한 도시바로서는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이에 입찰 조건을 수정, ‘50% 이상 출자’ 등의 내용을 추가해 21일에 해당 회사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사업에서 7125억 엔의 손실이 발생한 도시바는 자기자본이 작년 12월말 현재 1912억 엔이며, 내년 3월 말이면 1500억 엔 마이너스(-)가 된다. 도쿄증권거래소 기준으로는 1부 상장 기업이 회계연도말에 채무 초과 상태이면 2부로 강등된다.

다만 일본 재계는 인재와 기술 유출을 우려해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지분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 회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 “기술과 사람이 국외로 유출되는 문제”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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