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이노텍 등 삼성, SK, LG 그룹의 주요 전자·반도체 기업 주가가 줄줄이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모두 지난해 4분기(10~12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투자심리를 자극한 결과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3개 종목에 대한 목표주가를 올리는 것은 물론 투자의견을 모두 '매수'로 제안하고 있다.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6만2000원(3.25%) 상승한 197만 원에 마감했다. 지난 12일(194만 원) 이후 9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쓴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특검 조사와 구속영장 청구 등 오너리스크에 잠시 주춤했던 투자심리는 전날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강화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으면서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는 반도체 업황이 주도하고 있다”면서 “D램 가격상승세가 지속되는 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가는 1년 새 이미 70% 이상 뛰었지만 성장성과 수익성을 고려하면 여전히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이란 평가다. 이날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최고 242만 원까지 높여 잡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0.11% 증가한 9조220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0.03% 늘어난 53조3317억원을 보였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77.32%, 11.54% 증가한 것이다. 올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올해 40조원대 영업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26일 오전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틀 연속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5일 장 초반 5만2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전날에도 장중 5만2000원까지 오르면서 신고가를 기록했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업황 호조와 SK의 LG실트론 인수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 예상되고 있어 5분기 만에 ‘1조원 클럽’에 다시 가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SK그룹이 LG실트론 인수를 결정하면서 반도체 사업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본격적인 수직계열화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은 SK그룹의 M&A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SK하이닉스의 업계 내 지위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반도체 기업의 LG실트론 선호도를 감안하면 향후 SK하이닉스의 사업 확장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목표주가 6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LG이노텍 역시 사상 최대 분기실적에 25일 장중 9만68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LG이노텍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비 161.5% 급증한 1178억원을, 매출액은 29.1% 증가한 2조54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은 분기 첫 2조원대 기록이며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실적 호조는 광학솔루션 사업부(카메라 모듈) 호조 덕분"이라며 "올해도 듀얼 카메라 효과가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상 최대 실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1만9000원에서 1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