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중의 휘뚜루마뚜루] 대선후보도 못 내는 정당, 존재 이유 없다

입력 2017-01-09 10:36 수정 2017-01-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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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차장

“4·13 총선 후 6개월을 돌아보면 국민의당은 양당 사이 조정자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충실한 2중대였다.”

새누리당 정진석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했던 말이다. 크게 틀리지 않다. 국민의당은 총선 때, 양당 구도에 염증을 느낀 국민의 선택을 받아 탄생한 정당이다. 그런데 자기 목소리는 내지 못하고 민주당 꽁무니만 쫓는 꼴이었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탄핵 심판대에 올라 궁지에 몰린 새누리당보다도 지지율이 낮겠는가.

그런 국민의당이 대선 시즌이 다가오자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언급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바른정당의 사과를 전제로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바른정당이 합리적·개혁적 보수에 대한 지향점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연대의 고리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정당의 사전적 의미는 ‘정치적인 주의나 주장이 같은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한 단체’다. 그런데 두 당이 정치적인 주의나 주장, 이상이 과연 같은지 의문이 든다. 사람 면면만 봐도 그렇다. 국민의당의 유력한 당권주자인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상당수가 민주당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이다. 바른정당은 순도 100%에 가까울 정도로 새누리당 인사들로 구성됐다. 두 정당의 구성원들은 몸담았던 정당과 성향이 안 맞아 나온 게 아니다. 심하게 말하면 살려고 나온 사람들이다. 철저하게 공천과 당선 가능성을 보고 뛰쳐나온 사람들이다. 바른정당도 친박계가 장악한 새누리당에서 생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들이 모인 결사체다. 그런 두 당이 연대한다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연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아마도 이런 연대 주장은 대선 국면에서 자생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소수정당의 비애일 수도 있으나, 결국엔 이합집산이고 정당정치의 후퇴다.

본인들은 몸집을 불리면 대권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하거나 집권하는 데 유리하다고 믿는 것도 같다. 실제 통일민주당을 이끌던 YS가 1990년 민정당, 공화당과 3당 합당을 통해 대통령이 된 전례가 있다. 그러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YS를 재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민주화가 막 도래했던 시기에 불과하다. 지금은 100만 촛불이 광화문을 밝힌 데서 확인됐듯이 국민이 정치권보다 성숙해 있다. 오로지 권력을 중심으로 헤쳐 모이는 정당에 표를 줄 리 만무하다.

정치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당에서 소신을 표현하고, 이를 지지하는 국민과 함께할 때 진짜 힘을 발휘하는 법이다. 두 당은 반기문만 바라볼 게 아니라, 정당 내에서 대권주자를 키우는 게 급선무다. 국민의당에는 안철수라는 간판스타가 있고, 바른정당에도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오세훈 등 많은 주자들이 있다. 이들을 경쟁력 있는 후보로 키워 내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

제대로 된 대선후보 조차 못내는 정당이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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