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치는 증권사, 쪼개는 자산운용사, 왜?

입력 2017-01-0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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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시너지 위해 합병 vs 생존·집중 위해 분할

“한쪽은 합치는데 또 한쪽은 쪼개지고….”

최근 여러 한계에 직면한 국내 금융투자 업계가 돌파구 마련에 한창이다. 증권사들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늘리는가 하면 반대로 자산운용사들은 생존을 위해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권 업체들끼리 통합하며 초대형 증권사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수수료 경쟁력에 한계를 느낀데다 증시까지 오랜 기간 박스권에서 탈피하지 못하자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이 합병하면서 자본총계 6조7000억 원으로 NH투자증권(4조5900억원)을 누르고 국내 1위 증권사 자리에 오르게 됐다.

또 이달 2일에는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사인 KB증권이 공식 출범했다. 이로써 자기자본 기준 잠정 4조1000억 원대로 삼성증권을 제치고 업계 3위로 뛰어오르며 초대형 투자은행으로 거듭나게 됐다.

앞서 2014년 12월 30일에는 NH농협금융지주가 인수한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해 지금의 NH투자증권이 탄생한 바 있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는 것은 시장 지위의 대폭 개선, 높은 이익 창출력은 물론 두 회사의 강점을 살린 긍정적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기업은 ‘초대형 투자은행(IB)’을 넘어 ‘글로벌 IB’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대표적인 IB 업무는 △M&A △기업공개(IPO) △증자 △회사채 발행 △구조화금융 등을 주간하고 자문하는 것이다. 이미 글로벌 IB로 자리잡고 있는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들을 꿈꾸고 있는 셈이다.

다만 무조건 몸집을 키우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본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성장에 한계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게다가 글로벌 IB 시장 진출이 안정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간의 가시적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자산운용사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증권사와 반대로 회사 분할에 착수했다. 전반적인 업계 침체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이 물적 분할을 통해 액티브자산운용과 헤지자산운용 2개 법인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본사에는 채권 운용과 상장지수펀드(ETF), 인덱스펀드를 운용하는 패시브 부문을 남겼다.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독자운용 체제 구축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작년 10월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헤지펀드 운용 부문을 떼어내 전문사모펀드 운용사인 ‘트러스톤AMG’로 분사시켰다. 또 KB금융그룹은 최근 인수한 현대자산운용에 이현승 전 코람코자산운용 대표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고, 부동산 전문 운용사로 육성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KB금융그룹은 KB자산운용과 현대자산운용 양강 체제를 통해 분야별 전문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성과가 부진한 분야를 회사 분할로 잘라내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상황이 서로 다른 점을 감안해 보면 자산운용 업계는 글로벌 IB를 준비하는 증권업계와 다르다”며 “운용사를 세분화하면 집중을 통해 수익률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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