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수주 절벽’이 예상됨에 따라, 조선업체 ‘빅3’가 내년 수주 목표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내년 수주 목표는 올해 연간 수주 목표액인 95억 달러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현대중공업이 설정한 연간 수주 목표액은 195억 달러였다. 하지만 예상보다 수주가 되지 않자, 회사는 지난달 중순 연간 수주 목표를 절반 이하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까지 현대중공업은 총 71억 달러를 수주했다. 연말을 한달 남긴 상황에서 수주 목표를 재조정하는 것은 이례적인 만큼, 조선업계의 수주난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였던 53억 달러보다 연간 수주 목표치를 다소 높게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수주가 내정된 프로젝트들의 최종 계약이 내년 초로 이월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업황 개선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내년에 삼성중공업은 이탈리아 ENI가 발주한 3조 원 규모의 FLNG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대규모 해양플랜트 프로젝트들에 대해 협상을 하고 있어 내년에는 다소 여유롭게 출발할 수 있게 됐다. 연초 수주목표를 125억 달러로 잡았던 삼성중공업은 지난 5월 목표를 53억 달러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내년 수주 목표액을 설정할 전망이다. 연초 108억 달러로 수주 목표를 설정했던 이 회사는 지난 6월 62억 달러로 목표액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내년에도 대우조선해양은 이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으로 수주 목표액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완전자본잠식으로 인해 하반기에 수주활동이 힘들었던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말까지 15억5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하지만 최근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자본확충 지원이 계획대로 이행돼 영업활동에 다소 탄력을 받는 분위기다.
한편,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은 올해 ‘수주 절벽’으로 고생했던 조선업계의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2018년부터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