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인수합병 SKT vs KT 해외사례 '2R' 격돌

입력 2016-04-02 13:0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과 관련해서 SK텔레콤과 KT가 해외사례를 앞세워 2차전에 돌입했다.

KT가 해외 M&A사례를 인용하면서 통신사 간의 인수합병으로 인해 소비자의 이동통신요금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요금상한제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 수단이 존재하는 한국 통신시장에서 해외 주요국가와의 직접 비교는 어불성설이라며 반박했다.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과 관련한 결합심사 보고서를 조만간 발표한 예정인 가운데 SK텔레콤과 KT가 해외사례를 내세워 격론을 벌이고 있다.

KT는 통신사 간의 인수합병으로 인해 소비자의 이동통신요금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는 오스트리아 규제 당국의 보고서가 글로벌 통신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반대하고 나섰다.

KT는 "2012년 오스트리아 이동통신시장 4위 사업자 'H3G(Hutchison Three Austria)'는 3위 사업자 '오렌지 오스트리아(Orange Austria)'를 인수 합병했다"며 "EU 반독점 당국은 사업자 수가 3개로 줄어드는 것에 따른 경쟁 약화와 요금 인상을 우려했지만, 조건부 합병인가를 냈다"고 설명했다. 당시 EU 반독점 당국이 조건부로 내세운 것은 보유 주파수(2.6GHz) 일부를 매각하고 10년간 네트워크 용량의 최대 30%에 해당하는 도매 접속을 최대 16개 MVNO에 제공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후, 조건부 합병의 결과는 오스트리아 가계통신비 부담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게 KT의 주장이다.

KT는 "오스트리아 방송통신규제기관(RTR)은 올해 3월 14일 합병의 영향을 평가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2013년과 2014년에 걸쳐 당국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심각한 요금인상이 초래됐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한발 더 나가 KT는 세계적 권위의 경제전문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하면서 영국 이동통신사 간의 합병 승인에도 '빨간불'이 켜졌다고 전했다. 4월로 예정된 최종 결정에서 EU가 이를 불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영국 4위 이통사인 '3UK(Hutchison Three UK)'는 3위 사업자인 'O2'를 105억파운드에 인수합병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며 현재 인가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근거를 바탕으로 KT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조건부 승인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KT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합병은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시킨다는 우려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며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ㆍ무선 결합상품 판매를 통해 장기적으로 시장 집중화에 따른 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규제당국의 신중한 판단을 요청했다.

반면 SK텔레콤은 KT의 주장에 문제가 많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인가제와 요금상한제 등 정부의 강력한 규제 수단이 존재하는 한국과 사업자가 요금을 자유롭게 인상할 수 있는 해외 주요국가와의 직접 비교는 어불성설"이라며 "한국은 해외와 달리 유료방송 요금에 대해 정부의 직접적인 승인 절차를 거치고 있어 사업자의 인위적 요금인상 가능성이 없다"며 KT의 주장을 일축했다.

특히 SK텔레콤은 "경쟁사가 조사한 설문에서도 CJ헬로비전 요금이 5% 인상될 경우 타사업자로 변경하겠다는 고객이 전체의 33.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처럼 가입자 이탈 규모를 고려할 땐 CJ헬로비전 인수합병 후 요금인상은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오히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으로 기존 KT가 독주하던 유료방송시장의 경쟁을 활성화해 사업자간 경쟁을 촉진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합병 당위성을 설명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으로 KT의 1강 독주체제를 견제할 수 있는 합병기업이 탄생하고, 시장의 경쟁도 역동성(Dynamics)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1위와 경쟁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2위 사업자가 혁신 드라이브를 건다면 혁신적인 서비스 경쟁 구도가 형성돼 시장 변화의 촉발 가능성이 높다"며 KT 주장을 반박했다.

SK텔레콤은 해외 M&A 사례 역시 경쟁 증대에 따른 가격인하 촉진으로, 소비자 편익과 공공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허가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SK텔레콤은 미국 FCC가 차터 커뮤니케이션과 타임워너케이블의 인수합병을 조만간 승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지난해 가장 잘 팔린 아이스크림은?…매출액 1위 공개 [그래픽 스토리]
  • 개인정보위, 개인정보 유출 카카오에 과징금 151억 부과
  • 강형욱, 입장 발표 없었다…PC 다 뺀 보듬컴퍼니, 폐업 수순?
  • 큰 손 美 투자 엿보니, "국민연금 엔비디아 사고 vs KIC 팔았다”[韓美 큰손 보고서]②
  • 항암제·치매약도 아닌데 시총 600兆…‘GLP-1’ 뭐길래
  • 금사과도, 무더위도, 항공기 비상착륙도…모두 '이상기후' 영향이라고? [이슈크래커]
  • "딱 기다려" 블리자드, 연내 '디아4·WoW 확장팩' 출시 앞두고 폭풍 업데이트 행보 [게임톡톡]
  • '음주 뺑소니' 김호중, 24일 영장심사…'강행' 외친 공연 계획 무너지나
  • 오늘의 상승종목

  • 05.2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287,000
    • +0.45%
    • 이더리움
    • 5,419,000
    • +7.26%
    • 비트코인 캐시
    • 700,500
    • +1.89%
    • 리플
    • 730
    • +0.27%
    • 솔라나
    • 240,400
    • -1.48%
    • 에이다
    • 669
    • +1.52%
    • 이오스
    • 1,174
    • +1.47%
    • 트론
    • 163
    • -2.4%
    • 스텔라루멘
    • 153
    • +0.66%
    • 비트코인에스브이
    • 91,750
    • +0.49%
    • 체인링크
    • 23,060
    • +2.99%
    • 샌드박스
    • 638
    • +2.2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