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수 없는 현대그룹, ‘증권’ 다시 파나

입력 2016-01-27 13:51 수정 2016-01-2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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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 자구안 제출 임박 속 채권단, 구체적 사업재편 압박…지주사 ‘엘리베이터’ 지분매각도 검토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 계열 현대상선의 자구계획안 제출 날짜가 임박한 가운데 현대상선의 운명을 가늠할 자구안의 구체적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계속기업을 담보할 만한 구체적 사업재편안이 담기지 않는 한 자구안을 거절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사재 출연과 소유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최대주주로서의 책임 분담을 명확히 함은 물론, 버리고 살릴 사업을 분명히 해 향후 영업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모델을 정확히 제시하지 않는 한 신규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이번 주 중으로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유동성 확보 계획이 담긴 자구안을 제출한다.

현재로서는 현대상선이 내놓을 만한 묘수는 마땅치 않다. 기존 알짜 자산을 대부분 매각한 상황에서 정부 측이 원하는 사업 재편과 현금 확보 등을 기대할 수 있는 대안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자구안에는 지난해 매각이 불발된 현대증권을 다시 매각하는 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에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것도 거슬러 올라가면 6000억원대의 현대증권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시작됐다. (관련 기사 6면)

현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엘리베이터(이하 현대엘리) 지분(8.7%) 매각도 고려 대상 중 하나다. 다만, 현대엘리는 현대그룹의 지주회사 격으로, 현 회장이 자칫 자신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현대엘리 지분을 쉽사리 내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그룹은 현대엘엔알을 포함해 매각 가능성이 큰 현대상선의 주요 자산들을 현대엘리에 헐값으로 넘긴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현대상선을 통째로 넘겨 제3자에게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데다 알짜자산 등을 거의 매각해 당장 구체적 인수자가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추가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내세우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해운업계의 고효율 컨테이너선 구매 자금을 지원할 때 ‘부채비율 400%’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특히 우량 자산 매각을 통한 단기적 현금 확보도 중요하지만, 근본적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장기적으로 생존할 방안을 제시하라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예전처럼 시황과 경제상황에 의존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당장의 유동성 위기 해결이 문제가 아니라, 향후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의 자구안 컨설팅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매각 자문은 안진회계법인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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