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 킴스클럽 매각ㆍ면세점과 화장품 NO “잘하는 것만 하겠다”

입력 2016-01-17 12:30 수정 2016-01-1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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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못하는 킴스클럽 매각 ‘선택과 집중’ 차원… 매각 성사 후 부채비율 200%대 초반은 ‘덤’

▲1월 14일 상하이 JW 매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왼쪽)과 최종양 이랜드 중국법인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이랜드그룹)
▲1월 14일 상하이 JW 매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왼쪽)과 최종양 이랜드 중국법인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제공=이랜드그룹)

"이랜드가 잘하는 것만 하겠습니다. 킴스클럽은 대형마트 업계 1위가 될 수 없고, 지금 화장품 사업을 시작해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이길 수 없습니다."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14일 중국 상하이 JW 매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팍슨-뉴코아몰 1호점 오픈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앞으로 이랜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의 행보를 펼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1980년 이화여대 앞 '잉글런드'라는 작은 보세 옷가게에서 출발한 이랜드는 거침없은 M&A로 사세를 확장해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 기업으로 평가받는 지금의 이랜드그룹이 됐다. 1986년 주식회사 이랜드로 법인화한 박성수 회장은 아동복(1989년)과 여성캐주얼·시계·보석(1990년)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고, 1994년에는 백화점식 아웃렛인 '2001아울렛'(당산점)을 열고 유통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996년에는 설악산국립공원 렉싱턴 스타호텔을 오픈해 호텔사업까지 진출했다.

이랜드의 M&A 질주는 2000년대 들어 더욱 본격화됐다. 2004년 뉴코아와 2006년 까르푸를 인수한 뒤 2010년 대구 동아백화점과 서울 그랜드백화점 강서점 등을 품에 안았다. 2011년에는 이탈리아 패션잡화브랜드 만다리나덕을 비롯해 제화업체 엘칸토를 인수했다. 2012년에는 이탈리아 패션잡화브랜드 코치넬리, 2013년에는 미국 패션브랜드 케이스위스, 지난해 제주·청평 풍림리조트 등을 품에 안았다.

이 같은 무한 확장으로 이랜드는 2014년 말 기준 25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매출 4조7000억원의 재계 순위 42위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수많은 패션 및 외식 브랜드와 호텔ㆍ리조트를 보유한 세계적인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했다.

그러나 최근 이랜드 성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신용 등급 강등이라는 악재다. 매년 여러 건의 M&A로 몸집을 키워온 외형 확장의 후유증이 본격화된 것아니냐 시장의 우려가 크다.

특히 중국 사업의 실적 저하도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랜드월드의 연결 기준 매출 기여도가 30%에 이르는 중국 법인 3사 합산 영업이익률은 2014년 16%대로 떨어졌고 2015년 3분기에는 11.4%까지 낮아졌다.

▲1월 15일 상하이 창닝 지구에 위치한 팍슨-뉴코아몰(百盛优客城市广场)이 그랜드 오픈했다. 팍슨-뉴코아몰 1호점은 중국 백성그룹이 4년동안 운영해오던 백화점 매장으로, 이랜드의 자사 콘텐츠 30%와 백성 보유 콘텐츠 5% 등 약 35%가 자체 브랜드로 채워졌다. 총 200여개 브랜드가 입점돼 있으며, 영업면적은 약 5만㎡ 규모다. 사진은 팍슨-뉴코아몰 앞 광장에서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왼쪽에서 네번째)과 쫑팅선(Zhong Ting Sen)백성그룹 회장(왼쪽에서 세번째), 한석희 총영사(왼쪽에서 다섯번째)가 그랜드 오픈식에 참석해 커팅식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팍슨-뉴코아몰 앞 광장에서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왼쪽에서 네번째)과 쫑팅선(Zhong Ting Sen)백성그룹 회장(왼쪽에서 세번째), 한석희 총영사(왼쪽에서 다섯번째)가 그랜드오픈식에 참석해 커팅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랜드그룹)
▲1월 15일 상하이 창닝 지구에 위치한 팍슨-뉴코아몰(百盛优客城市广场)이 그랜드 오픈했다. 팍슨-뉴코아몰 1호점은 중국 백성그룹이 4년동안 운영해오던 백화점 매장으로, 이랜드의 자사 콘텐츠 30%와 백성 보유 콘텐츠 5% 등 약 35%가 자체 브랜드로 채워졌다. 총 200여개 브랜드가 입점돼 있으며, 영업면적은 약 5만㎡ 규모다. 사진은 팍슨-뉴코아몰 앞 광장에서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왼쪽에서 네번째)과 쫑팅선(Zhong Ting Sen)백성그룹 회장(왼쪽에서 세번째), 한석희 총영사(왼쪽에서 다섯번째)가 그랜드 오픈식에 참석해 커팅식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팍슨-뉴코아몰 앞 광장에서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왼쪽에서 네번째)과 쫑팅선(Zhong Ting Sen)백성그룹 회장(왼쪽에서 세번째), 한석희 총영사(왼쪽에서 다섯번째)가 그랜드오픈식에 참석해 커팅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랜드그룹)

박 부회장은 이 같은 우려에 오히려 고개를 가로지었다. 박 부회장은 "3개 기관에서 이랜드의 신용등급을 평가했는데, 1곳에서만 낮췄다"며 "또 수치만 보면 중국 사업이 예전같지 않다고 느끼겠지만, 과거 30~40% 가량의 성장률은 비정상적인 것이고 지금의 10%대 수준이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지금의 이 10% 성장률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중 최고 수준인데, 이 정도 하는 기업이 있느냐"며 오히려 자신만만했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2015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이랜드그룹 계열 3사의 장·단기 신용 등급을 각각 한 단계씩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의 회사채 신용 등급을 각각 'BBB+'에서 'BBB'로 조정했다. 또 이랜드파크 기업어음(CP) 신용 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그 결과 이들 이랜드 계열사의 신용 등급은 2010년 하반기 'BBB+'로 올라선 이후 5년여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신용 등급이 'BBB'라는 것은 원리금 지급 능력이 양호하지만 경제 여건 악화에 따라 지급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회사채 시장에서 'A' 등급 이하는 비우량 등급, 'BB+' 등급 이하는 투기 등급으로 분류된다.

박 부회장은 "부채 비율이 높다는 시장의 우려 때문에 킴스클럽을 매각하기로 결정했고, 매각 후 부채비율은 200% 초반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단순히 시장의 우려 때문에 매각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이랜드가 잘하는 것만 하기 위해 킴스클럽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대형마트 중에서 킴스클럽이 에비타(EBITDA)가 가장 높고, 수익률은 4% 수준에 달해 좋은데도 불구하고, 1위는 하지 못하고 있다"며 "매장 수가 40여곳에 불과해 규모의 경쟁에서 밀리는 까닭에 1위를 하지 못하면 차라리 매각하고 잘하는 곳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킴스클럽만으로는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우지 못한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박 부회장은 이랜드리테일의 IPO(기업공개)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다만, 그동안 가능성이 높게 점쳐져왔던 중국 법인의 상장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당장 상장을 하지 않으면 회사가 어려운 상태도 아니다"라면서 "좀 더 매력적인 회사로 만들어서 공개하고 싶은데 아직은 부족하며, 이랜드리테일은 계획한대로 내년에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창닝 지구에 위치한 팍슨-뉴코아몰(百盛优客城市广场) 1호점 전경.(사진제공=이랜드그룹)
▲상하이 창닝 지구에 위치한 팍슨-뉴코아몰(百盛优客城市广场) 1호점 전경.(사진제공=이랜드그룹)

또 면세점과 화장품 사업 진출에 대한 뜻도 없고, 당분간 각종 인수·합병(M&A)도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이랜드는 한 번도 남들이 다 하려는 사업에 뛰어든 적이 없고 남들이 안된다는 비즈니스를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살려냈다"며 "면세점은 '공부'하는 마음으로 들어갔지만 (사업자로 선정이) 안됐고, 지금처럼 사업권이 5년짜리라면 큰 매력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회가 왔을 때 중국 유통사업에 집중하고 부채비율도 낮춰야 해서 올해는 M&A도 안 했으면 한다"며 "부동산 매입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이 간담회 자리에서 패션사업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에 집중하겠다는 이랜드의 목표를 확고히 제시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관광과 연계한 유통·레저 사업에 집중해 콘텐츠를 강화할 방침이다.

박 부회장은 "지금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쇼핑만 하러 오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게 될 것"이라며 "부산에는 영화 박물관을 짓는 등 서울·경기·강원·충청 등 지역마다 색다른 콘텐츠를 만들어낼 것이며, 제주 테마파크 사업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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