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노믹스 최고 수혜자는 인력파견업체?…아베 취임 이후 주가 50배 뛴 기업 나와

입력 2015-09-07 16:05 수정 2015-09-0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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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고용 시스템 무너지면서 수요 커져

▲딥 주가 추이. 7일 종가 2064엔. 블룸버그
▲딥 주가 추이. 7일 종가 2064엔. 블룸버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책 최고 수혜자가 인력파견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최대 인력파견업체 중 한 곳인 딥(Dip) 주가가 아베 총리가 취임한 지난 2012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50배 가까이 뛰었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딥 주가는 이날 그간의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유입으로 약 7% 폭락했으나 여전히 아베 취임 이후 주가 상승폭은 약 4950%에 이른다. 이는 토픽스 종목 1887개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이며 딥 다음으로 성적이 좋은 구조조정 전문기업 잼코(Jamco, 1021% 주가상승률)보다 약 다섯 배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아베 총리 취임 이후 일본의 전통적인 종신고용 시스템이 무너진 것이 오히려 딥에는 호재가 됐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현재 일본 근로자 10명 중 4명은 비정규직이다. 일본 의회에서 노동법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어 딥의 성장 기회는 더욱 커졌다. 도미타 히데키 딥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성장 전망이 주가 급등을 정당화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우리의 미래 가치에 가격을 매기고 있다”며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정규직 채용을 꺼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후생성에 따르면 지난 1984년 전체 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15%였지만 지난해는 37%로 올라갔다. 경제성장이 정체되면서 기업들은 정규직보다 쉽게 해고가 가능하고 임금이나 복지혜택 부담이 덜한 비정규직 채용을 늘리고 있다.

딥은 이런 시대의 추세에 발맞춰 업계 가운데 거의 최초로 온라인과 TV 광고를 시행해 인력채용시장을 장악했다. 회사는 광고 모델로 일본 유명 아이돌 그룹인 ‘AKB 48’을 내세우기도 했다.

일본은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가 3년 이상 한 회사에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하원 격인 중의원은 지난 6월 이런 전환 의무화를 폐기하는 내용의 새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달 초 중의원에서도 해당 법안이 통과될 전망이다. 이는 기업들이 이전보다 훨씬 쉽게 비정규직을 채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딥의 주요 웹사이트인 ‘바이토루닷컴(Baitoru.com)’은 젊은이들의 아르바이트 구인ㆍ구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다른 사이트는 이런 비정규직 수요에 대응하도록 돼 있다.

도미타는 1997년 아버지가 운영하던 참고서 회사가 망하자 나고야에서 딥을 설립했다. 그는 “샐러리맨은 내가 고려하는 선택사항에 없었다”며 “내 자신의 사업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딥은 종신고용제 붕괴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지만 모순되게도 전체 직원의 약 86%가 정규직이다. 게다가 회사는 내년에 최소 3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딥은 일본 종신고용 모델의 붕괴로 오히려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도미타 CEO는 “우리는 대학을 갓 졸업하고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자원을 제공하려 한다”며 “우리는 회사가 직원들을 돌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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