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김영준 ‘3D 프린팅 스타트업’

입력 2015-08-2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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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가 3D 프린팅을 두려워하는 까닭

2차원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3차원의 사진이나 물건은 놀랍다. 이런 기술들이 큰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3D 프린팅 기술을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출간된 책이 김영준의 ‘3D 프린팅 스타트업’(라온북)이다.

저자는 휴대폰의 선행 개발자로 그동안 무수히 많은 시제품을 만들었다. 이런 과정에서 그는 금형과 3D 컴퓨터를 이용한 시제품의 차이뿐만 아니라 3D프린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3D 프린터는 무엇을 말하는가. 흑백 프린터와 컬러 프린터가 모두 2차원의 인쇄물을 공급한다. 반면에 3D 프린터는 3차원의 사진이나 물건을 직접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해 준다. 따라서 3D 프린팅 산업의 활성화를 가장 두려워하는 회사는 레고사다. 한 해 매출이 약 5조원에 이르는 레고사는 금형을 기반으로 제품을 대량 생산한다. 아직은 몇몇 제약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개인이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레고사 제품과 비슷한 것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제조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휴대폰 액세서리를 만드는 소규모 기업을 생각해 보면 된다. 액세서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금형(형상을 만들어내는 틀)이 필요하다. 플라스틱을 녹여 금형에 넣고 고온·고압을 가해서 액세서리의 외관 케이스를 만든다. 실리콘 소재를 사용하는 금형은 수백만원, 견고한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하는 금형은 1000만원에서 3000만원에 이른다. 막대한 금형비를 투입해 물건을 만들더라도 제품은 재고로 남고 금형비는 그대로 날리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3D 프린터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으로 케이스 생산이 가능하다. 놀라운 일은 업체도 생산의 주역이 될 수도 있지만 개인도 얼마든지 맞춤형 케이스의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레고사나 휴대폰 액세서리 업체들에 3D 프린터의 대중화는 두려운 일이다. 그들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모든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과 직간접으로 연결된 분야에서 3D 프린터는 큰 충격을 줄 것이다. 우리가 3D 프린터의 부상을 정확히 알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떤 시장이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나면 이전 기술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순식간에 시장의 판도가 바뀌어 버린다. 3D 프린터도 핸드폰이 변천해 온 것처럼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추세를 알아차린 선발 업체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혼다는 자사 홈페이지에 과거 주요 콘셉트 모델들의 3D 모델링 데이터를 올려놓을 정도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3D 프린팅이 가능한 모델링 데이터를 다운받을 수 있다. 제조업체에는 생명과 같은 데이터를 공유하기 시작한 건 3D 프린팅이 미풍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말해준다.

인터넷, 휴대폰, 이메일을 사용하는 것처럼 3D 프린팅은 누구든지 알고 활용해야 할 기술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이기에 저자는 이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당신은 지금 어떤 분야에 있는가? 자신의 분야에서 차별화 요소를 찾기 어려워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부터는 3D 프린터를 자신의 분야에서 응용하는 상상을 하라.”

이 책은 모두 5개 장에서 △3D 프린터에 대한 이해 △3D 프린터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 사례 △3D 프린터가 미칠 수 있는 파급효과 △신기술을 이용한 창업 △성공 사례와 주의점 등을 잘 정리해 제시하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다양한 활용 사례와 기업 정보 등 특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관련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손쉽게 3D 프린터가 현실 세계에서 구현하는 제품들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매장 광고판을 2차원이 아니라 3차원으로 바꾼다면 고객들의 눈을 확 끌 수 있지 않겠는가.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3차원으로 손쉽게 모델링할 수 있다면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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