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OP30 출범] 글로벌 투자자 눈여겨볼 한국 경제 ‘바로미터’ 목표

입력 2015-07-1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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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대표 지수’ 도약 예고

증시 변화에 체온을 맞추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일까? 대개 새벽에 마감한 미국 증시 지표를 확인한다. 국내 장 시작 전후로는 중국과 일본의 증시를 분석한 기사가 쏟아진다.

이처럼 미국 다우지수, 홍콩 항셍지수, 일본 닛케이지수 등 글로벌 대표 증시 지수들은 시장 추이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매일 바로미터가 된다. 그러나 내년이면 개장 60주년을 맞는 한국의 코스피 시장에는 아직 그만 한 경지에 오른 지수가 존재하지 않는다.

1896년 출범해 올해 119년이 된 다우지수와 비교하면 1983년에야 모양을 갖춘 코스피지수는 역사가 매우 짧다. 그러나 단순히 나이가 어려서 글로벌 대표 지수로 성장하지 못했다기에 다른 한계점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등장한 KTOP30은 시작부터 ‘한국형 다우지수’를 표방하며 한국 지수의 글로벌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글로벌 대표 지수들 공통점은…‘집중력’=글로벌 증시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표적 지수들로는 앞서 다우지수, 항셍지수, 닛케이225 외에도 독일 DAX, 프랑스 CAC, 싱가포르 STI 등이 있다. 이들은 지수에 편입한 종목 수가 매우 적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장에서 가장 출중한 종목 30~50여개만 선별해 담는 방식이다.

닛케이225의 경우 다른 지수들에 비해 편입 종목 수가 많긴 하지만 일본 증시 상장 종목 수가 2400개로 많은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소수 종목이 편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상장 종목 전체를 담고 있다. 코스피200지수 역시 전체 코스피 상장 기업이 765개사인 것에 비해 편입 종목이 많은 편이다.

금융당국은 코스피지수와 코스피200지수가 너무 많은 종목으로 구성된 탓에 한국의 경제ㆍ산업 구조 변화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주요한 근거로 KTOP30 개발에 착수했다.

실제로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의하면 국내 1210개(금융업종 제외) 상장사의 영업이익 합계는 2007년 51조2396억원에서 2014년 95조2351억원으로 86% 증가했고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도 25% 늘었다. 하지만 코스피지수(1897.13→1915.59)와 코스피200지수(241.27→244.05)는 거의 제자리걸음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유가증권시장과 비슷한 뉴욕 증시와 코스닥시장에 견줄 수 있는 나스닥시장을 합한 미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34% 늘었고 다우지수도 비슷한 상승률(36%)을 보였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수의 덩치가 가벼울수록 사양산업이나 성장이 더딘 중소기업 등이 걸러지기 때문에 시장 성장세를 지수가 잘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수별 종목 선택 어떻게 다를까? = KTOP30은 한국형 다우지수라는 별명에 걸맞게 대부분 다우지수의 구성을 따른다. 다우지수는 구성 종목들이 고르게 지수에 반영되는 주가 평균식 지수산출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KTOP30 역시 이 방식으로 계산된다. 그러나 닛케이225지수 외에 DAX, CAC, STI 등 대부분의 글로벌 지수들은 시가총액식 지수산출 방법을 취한다. 기존 코스피지수와 코스피200지수도 시가총액식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가총액식 선택 시 우리 시장이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져 구성 종목별로 편차가 확대되는 문제가 있다”며 “코스피200과도 차이를 둬 고가 종목의 투자자 접근성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우지수는 오로지 위원회 5인의 판단으로 종목을 선정한다. KTOP30도 9명으로 구성된 종목 선정 위원회에서 편입 종목을 결정한다.

같은 주가 평균식 지수산출 방법을 채용하는 닛케이225가 과거 5년간 거래대금과 거래량 대비 가격 변동성으로 고유동성 그룹을 설정하고 기술·금융·소비재 등 6개 섹터 대표성과 균형을 고려해 고유동성 종목은 편입하고 저유동성 종목은 제외하는 등 기술적으로 계산하는 것과 차별화된다.

다우지수 종목 선정 과정에서는 시장 커버리지, 산업대표성, 유동성, 회전율, 지수영향도, 거래비용, 수익률 등 대표성과 투자자 접근성, 활용성과 지수 성과가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일률적인 편입 방식에 비해 시장의 변수와 예외사항을 비교적 잘 반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일례로 KTOP30은 유동성 제고를 위해 1주당 50만원 이상 고액주를 편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16% 수준인 삼성전자를 내칠 수 없어 예외적으로 편입됐다.

다우와 KTOP30은 구성 종목도 필요에 따라 수시로 교체할 수 있다. 다만 지수 연속성을 위해 종목 교체는 그리 잦지 않은 편이다. 1896년 이후 현재까지 119년간 총 144종목이 교체됐다.

따라서 지수의 종목 교체를 통해 미국 경제 트렌드 변화가 읽히기도 한다. 1999년 정유회사 셰브론, 종합화학회사 유니언카바이드, 고무·플라스틱 제조사 굿이어 등이 편입 제외되고 IT회사인 인텔과 MS가 자리를 채우면서 IT 성장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2004년에는 필름카메라의 강자였던 코닥과 전화 통신회사 AT&T가 무선통신업체 버라이즌과 제약사 화이자, 보험사 AIG에 자리를 내줬다. 첨단 서비스 산업 구조로의 재편이었다. 가장 최근에는 아이폰 개발사 애플이 편입됐다.

◇KTOP30 도약하려면…“스타일 정립·친숙도 제고 필요해”=KTOP30이 글로벌 지수로 거듭나기 위한 여러 조건들을 갖췄지만 목표를 달성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보통 미국에서 시황을 볼 때는 다우지수를 많이 인용하고 상품 관련해서는 압도적으로 S&P지수를 많이 인용하는데 사실상 두 지수는 장기간 성과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시장이 더 오래된 다우지수를 관례적으로 사용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에도 토픽스보다 닛케이225지수가 훨씬 더 많이 활용되는데 이 역시 지수 간 특별한 우열이 나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시장 참여자들이 지수를 통해 얼마나 직관적으로 증시 변동을 느낄 수 있는지에 따른 것”이라며 “KTOP30이 국내에서 자리를 잡고, 나아가 글로벌 지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친숙도 제고를 위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TOP30이 시장 변동을 정확히 반영하는 인덱스 지수로 기능할 것인지 시장보다 우월하게 움직이는 액티브 지수 역할을 할 것인지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수의 스타일에 따라 그것을 이용하는 투자자 그룹도 갈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200도 상품용으로 만들었지만 종목 수가 많다 보니 시황지수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반대로 KTOP30이 소수의 종목으로 시장을 대변하는 시황지수로 개발됐다고 해서 100% 그 목표로만 쓰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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