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었다 놨다’...글로벌 중앙은행, 그리스 위기 빌미로 시장 왜곡 조장한다

입력 2015-06-18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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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중앙은행들이 그리스 사태를 빌미로 시장 왜곡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리스 위기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세계 중앙은행들이 친시장적인 태도에서 전략을 선회해 시장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중앙은행들은 지난 7년 간 저금리와 채권 매입, 경기 부양을 목표로 다양한 개입을 통해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시장과 거리를 두면서 변동성을 높이는 주범이 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이달 조사에서는 3개월 후 주가 하락에 대비해 헤지를 했다는 응답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이체방크의 G10 환율 책임자 앨런 러스킨은 “올해는 주요 중앙은행이 시장 왜곡을 조장하는 자세로 돌변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시장을 지원하는 조치를 공공연하게 또는 은밀하게 전개한 중앙은행의 행동이야말로 변동성을 높인 주범”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전문가는 중앙은행들이 방향을 전환한 배경에 시장 참가자들이 정책 당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데 대한 리스크를 감지, 이에 제동을 걸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변동성이 심해도 그대로 두자는 것.

가장 먼저 정책을 바꾼 중앙은행이 스위스국립은행(SNB)이다. SNB는 지난 1월에 갑자기 1유로=1.20스위스프랑의 환율 상한을 철폐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환율은 현재 1.05프랑대에 머물고 있다.

그 다음이 유럽중앙은행(ECB)이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양적완화(QE) 프로그램에 의해 유럽의 국채 수익률을 마이너스(-) 영역으로까지 떨어뜨렸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채권 매도에 대해 “시장은 변동성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며 “저금리는 금융 안정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BOA메릴린치지수에 따르면 유로존의 국채 수익률(평균)은 지난 14일 1.08%로 상승했다. 이는 불과 3개월 전에 기록한 0.425%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일본은행은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말 실수가 외환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그는 지난 10일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실효 환율 측면에서 엔화 가치는 매우 낮아 더 떨어질 것 같지 않다”며 “미국과 일본의 금융정책 방향성의 차이를 이미 (외환)시장이 의식하고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런 상황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상이 실제로 이뤄진다고 해도 강달러, 엔저 현상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엔화 가치가 급격히 올라가자 일주일 후에 이를 번복했다. 그는 “실효 환율은 특정 2개국 간의 환율을 점 치는 것이 아니다. 명목 기반의 엔화 약세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라며 시장으로하여금 그가 엔저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한 발언에 대해 해명했다.

영란은행의 마크 카니 총재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지난주 “시장의 유동성에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금융 안정에 명백한 위험이다. 특히 일부 시장 참가자들이 유동성을 당연시하고 중앙은행의 행동을 기대해 유사한 포지션을 일제히 취하면 더욱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가장 큰 왜곡의 주범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다. 연준은 올 3월 금리인상 시그널로 시장을 끊임없이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금리인상 결정 전에 인내심을 갖겠다고 한 후 4월에는 인내심이란 문구를 삭제, 5월에는 연내 통화정책의 정상화 절차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 이어 이달 FOMC에선 금리인상 시기보다 경로가 더 중요하다며 금리 인상 시기에만 매달리지 말라고 호소했다. 시장에선 매 FOMC 후 성명 속 표현에 일일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물론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미카라 마커센 경제 부문 글로벌 책임자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전략 전환에 대해 “향후 더 큰 충격이 발생할 위험을 감수하기보다 현 시점에서 변동성 증가를 받아들이게 하려는 전략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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