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권다툼] 삼성, 세계 첫 14나노 공정 기술로 파운드리 ‘퀀텀점프’

입력 2015-05-11 10:58 수정 2015-05-1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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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작년 14나노 핀펫 양산하자 애플·퀄컴 등 메이저업체 ‘러브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삼성전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초격차 기술을 앞세우며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도 1위를 꿈꾸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14나노 공정 기술로 업계 1위 TSMC를 위협하며 부활을 노리고 있다.

파운드리 산업은 2013년 기준 상위 3대 업체가 전체 파운드리 매출액의 71%를 차지할 정도로 승자 독식이 강한 시장이다. 상위 10대 파운드리 업체의 국가별 비중은 대만 4개, 미국 2개, 한국 1개로 고루 분산돼 있다. 그러나 1위 TSMC의 매출액이 2위 글로벌파운드리에 비해 4.4배 높고 세계시장 점유율도 50%를 차지할 만큼 선두업체의 집중도가 높다.

미국 IT리서치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2013년 404억 달러(약 45조원)로 전체 반도체 시장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이끌고 있는 D램 산업 대비 1.1배, 낸드 플래시 산업 대비 1.3배 각각 더 큰 규모다. 시장 규모는 더 확대돼 올해 465억 달러, 2018년에는 525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45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산업은 TSMC가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며 독과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동안 TSMC는 풍부한 생산능력과 설계자산(IP)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압도해 왔다. 이 회사는 ‘생산량 확대→보유 IP 증가→팹리스 고객 확대→생산량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 속에서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해 왔다.

TSMC의 성장과 함께 대만 파운드리 업체들은 올해 1월 전월(817억 대만달러) 대비 무려 22.4% 증가한 1000억 대만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TSMC와 UMC 양사가 1000억 대만달러 이상의 매출액을 시현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하지만 국내 최대 파운드리인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6%로 TSMC 대비 9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의 앞에는 TSMC에 이어 글로벌 파운드리(11%), UMC(10%) 등이 있다. 삼성은 2007년 90나노 공정의 APL0098 칩을 개발해 아이폰 첫 제품에 탑재한 데 이어 A4, A5, A5X, A6, A6X 칩셋을 연이어 애플에 단독 공급했다.

그러나 최대 고객인 애플과 경쟁해야 하는 삼성전자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은 애플과의 대규모 글로벌 소송전으로 이어졌다. 애플은 TSMC를 28나노 공정 이후 애플의 파운드리 업체로 선택했고, 삼성전자는 TSMC에 A8칩 생산 전량을 뺏겼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최전성기였던 2012년 4분기 매출 4조원을 기록했지만, 2013년 3분기에는 2조원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AP 매출도 2조원에서 2000억원 수준까지 떨어지게 됐다.

역성장을 맛봤던 삼성전자는 올 들어 시스템LSI사업의 부활 가능성을 보이며 반전을 예고하고 있다. 20나노 HKMG 공정에서 실패의 쓴맛을 봤지만, 삼성전자가 지난해 세계 최초 14나노 핀펫 공정 양산을 시작하면서 TSMC를 압도, 파운드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14나노 핀펫 공정이 시작되면서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에 빼앗긴 주요 고객사 애플과 퀄컴이 삼성전자로 다시 돌아왔다. 엔비디아 역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파운드리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삼성이 퀄컴칩 주요 공급업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요 외신에서는 퀄컴이 과열 논란을 빚는 20나노공정 칩을 14나노, 16나노 칩으로 급속히 바꿔 가고 있고 삼성전자가 기존 거래업체인 TSMC로부터 물량을 대거 빼앗아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0나노 이하 미세공정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 업체는 삼성전자, 글로벌 파운드리, TSMC로 제한적”이라며 “특히 20나노 이하 공정의 경쟁력은 삼성전자가 TSMC보다 앞설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과 함께 동부하이텍과 SK하이닉스도 파운드리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5억4000만 달러 규모의 매출로 4년 만에 5억 달러 매출 고지에 올라섰고, 메모리에 집중하는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억9000만 달러의 파운드리 실적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초격차 기술과 경쟁력 제고로 국내 기업들의 파운드리 시장 글로벌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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