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어의 법칙’ 탄생 50주년...100주년엔 SF 영화가 현실로

입력 2015-03-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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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employee waves her arm to demonstrate command of a 5G Mission Critical IoT wireless robotic device manufactured by SK Telecom Co. at the Mobile World Congress in Barcelona, Spain, on Monday, March 2, 2015. The event, which generates several hundred million euros in revenue for the city of Barcelona each year, also means the world for a week turns its attention back to Europe for the latest in technology, despite a lagging ecosystem. Photographer: Simon Dawson/Bloomberg

올해로 탄생 50주년을 맞는 ‘무어의 법칙’의 효용성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 더이상 무어의 법칙을 적용하기가 불가능할 만큼 빠른 속도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컨설팅업체인 KPMG는 지난달 반도체 업계의 비즈니스 리더 1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례 설문조사에서 무어의 법칙의 유용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는 25%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절반 이상이 22nm 이후의 프로세스는 무어의 법칙을 적용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심지어 응답자의 16%는 무어의 법칙은 이미 종말을 맞이했다고 답변했다.

무어의 법칙은 미국 반도체 기업인 인텔의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가 1965년 4월 일렉트로닉스 매거진에 쓴 기고문에서 처음 언급됐다. 하나의 칩에 탑재되는 반도체 집적량이 18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수의 부품을 채워 넣을 수록 제조비용이 감소된다는 의미다. 현재 반도체 공정 기술은 14nm 공정으로 미세화됐다. 공정이 미세화되면 될수록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하나의 칩 안에 집적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작고, 성능이 우수한 반도체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 전력효율성도 우수해지기 때문에 얇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뛰어난 성능의 초슬림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면 대형기기에서 PC로, PC에서 노트북, 태블릿PC, 스마트폰으로 극적인 전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무어의 법칙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퓰리처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다보스포럼에서 “3개의 M이 바뀌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가 언급한 3개의 M 중 첫 번째는 ‘시장(Market)’이다. 시장이 글로벌화했다는 이야기다. ‘하이퍼 커넥티드(hyperconnected)’와 ‘인터디펜던트(interdependent)’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하이퍼 커넥티드는 직역하면 연결과잉. 인터넷을 통해 좋은 정보든 나쁜 정보든 엄청난 속도로 전세계에서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정보도 막을 수가 없다. 이 속도는 인류가 경험한 적이 없는 속도다.

인터디펜던트는 ‘상호의존’으로 해석된다.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사회 인프라에서 사생활까지 IT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 시스템이 다운되면 정치든 경제든 생활이든 순식간에 대혼란에 빠질 것이다. 편리해진 반면 두려움도 있다는 것.

두 번째 M은 ‘대자연(MotherNature)’이다. 온난화 등 급변하는 지구환경을 말한다. 산업계에서도 환경 문제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는 디자인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카,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힘을 써오고 있다는 것.

마지막 M이 ‘무어의 법칙(Moore’s Law)’이다. 무어가 주장한 법칙이 새로운 단계에 돌입했다는 것. 프리드먼은 조만간 컴퓨터(인공지능)가 인간의 뇌를 뛰어넘을 것이라며 컴퓨터의 발전은 우리의 일상에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 한편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해 인간을 압도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무어의 법칙 옹호론도 여전하다. 구글에서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레이 커즈와일 엔지니어링 담당 이사는 무어의 법칙이 유지될 경우, 2045년 경에는 한 대의 컴퓨터가 전 인류의 능력을 능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2045년 이후에는 인공 지능이 새롭게 알아낸 연구 결과에 대해 인간이 이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를 ‘기술적 특이점’이라고 규정했다.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는 수억에서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적돼 있다. 반면 인간의 뇌에는 1000억 개에 가까운 신경세포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에 따르면 신경 세포와 트랜지스터가 같은 역할을 한다고 가정, 컴퓨터의 능력이 100배 정도가 되면 이론상 인간의 능력과 같아진다. 만약 한 대의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전 인류의 뇌가 가진 처리 능력 합계를 초과한 경우, 인간의 지혜를 모두 더해도 컴퓨터에 이길 수 없는 상황이다. 무어의 법칙이 앞으로도 유효하다면, 지구의 인구가 100억 명으로 증가한다고 가정할 경우, 2010년부터 무어의 법칙을 적용하면 40년 후인 2050년에는 처리능력이 100억 명분의 신경세포를 웃돌게 된다. 즉, 한 대의 컴퓨터가 전 인류의 두뇌를 능가한다는 이야기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처럼 인류가 컴퓨터에 의해 지배된다는 것도 실현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IoT는 원래 사물과 사물을 직접 인터넷에 연결 머신투머신(M2M)과 사물 하나하나에 IP주소를 부여하기 위한 인터넷 프로토콜인 IPv6 등의 기술적인 분야를 일컬었다. 그것이 지난해부터 보다 광범위한 의미로 쓰이게 됐다. 지난 20년간 인터넷을 통해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극적으로 변화했고, 여기에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까지 더해져 탄생한 새로운 IT 인프라로 통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는 애플 구글과 같은 IT 업체들이 소프트웨어는 물론 다양한 하드웨어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IT 기업인 구글이 2010년 구글X를 출범시켜 자동운전차와 안경형 웨어러블기기인 구글글래스를 개발한 것이 대표적이다. 구글의 자동운전차 기술의 핵심은 클라우드다. 인텔 관계자는 “무선통신 속도는 2020년 경부터 실용화되는 5G는 현재의 광섬유와 같은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 자동운전도 시야에 넣을 수 있다”며 “미래에 동영상 인식이나 10초 이상 앞서 100m 앞의 도로 환경 예측은 불특정 다수의 자동차로부터 모은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하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분석하고 실현된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의 성능이 무어의 법칙대로 2년 만에 2배씩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 연결해 CPU 능력이 향상될 수록 완전자동운전차 시대가 가까워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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