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호갱인듯, 호갱아닌, 호갱같은 취급

입력 2015-02-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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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애 산업부 기자

“한국 상황에 맞게 결정한 것입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서비스와 가격 등으로 한국 고객들만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때마다 이들의 공통된 답변은 한국 상황과 사정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한국만의 사정(?)이란 대체 무엇일까.

스타벅스가 한국 고객을 ‘호갱(어수룩해 이용해먹기 좋은 소비자를 지칭하는 인터넷 조어)’으로 본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독 한국만 커피 가격이 높게 책정되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가격 정보마저 제한해 빈축을 샀다. 스타벅스 국내 매장에서는 ‘톨’보다 작은 ‘숏’ 크기 잔의 가격 정보를 메뉴에서 찾을 수 없다. 뉴욕과 후쿠오카 매장에서는 숏을 포함한 4종(숏·톨·그란데·벤티)을 모두 표기하고 있다.

결국 지난달 27일 서울YMCA시민중계실이 해당 표기 누락에 관해 식약처에 고발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비난 여론을 의식한 스타벅스가 고개를 숙이며 메뉴판을 손봤지만, 오히려 고객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메뉴판의 숏 크기 잔 표기는 동일 위치와 크기로 쓰여있지 않고, 메뉴판 아래에 ‘따뜻한 음료는 숏 사이즈 가능(톨 사이즈와 가격차이 500원)’이라는 문구만 적혀 있었다.

가구공룡 이케아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도 거세다. 이케아는 경기도 광명시에 한국 1호 매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 상품 가격을 미국이나 일본보다 많게는 2배 이상 비싸게 책정했다. 국가별로 가격을 책정하는 원칙이 다른 만큼, 한국 상황에 맞게 책정했다는 게 이케아코리아 측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피자헛이 영문 주문 고객과 한글 주문 고객에 각각 다른 가격으로 피자를 팔아 논란이 일었다. 한글 웹사이트에서 팬피자를 주문할 경우, 영문 사이트에서 주문할 때보다 5000원 더 비쌌던 것. 한국피자헛은 내국인과 외국인 고객의 제품 선호도에 맞게 ‘맞춤형 프로모션’을 진행했다는 황당한 해명을 늘어놨다.

글로벌 업체들이 말하는 한국 사정이 대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한국 고객들을 ‘봉’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똑똑해진 한국 고객들은 차별을 받으며, 불합리한 구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해외직구의 활성화가 이를 입증한다. 계속 호갱 취급을 하다가는 그 역풍이 세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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