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신화 버리고 합의통해 경제 비전 도출해야"

입력 2015-01-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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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학 경제학과 교수 인터뷰③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미래를 먹여살릴 신 산업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며, 부동산 신화와 성장 신화에 여전히 매달리고 있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적했다.

장하준 교수는 26일 이투데이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 온 산업들 가운데 조선과 철강은 기울고 있고, 휴대전화 제조업도 중국에 따라잡히기 시작했는데 그렇다고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산업은 키워놓은 것이 없어 점점 경제의 힘이 떨어지고 있는게 문제”라면서 “이럴 때 단순하게 단기적으로, 또 심리적으로 부동산을 띄워서 ‘부의 효과’를 노리는 것은 부작용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집을 사자, 부자가 되자는 식의 부추김이 심각했는데 그 결과 가계부채만 세계 최고 수준까지 늘었다”며 “부동산을 띄우면 어쨌든 이득보는 계층은 있고 기존 체제를 근본적으로 흔들면서 경제 운용을 하는 건 피곤하니까 살짝 건드리고만 가려는 경제 정책을 펴다보니 부동산을 띄우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동안은 경기가 좋아서 부동산 가격이 올랐던 것인데 부동산을 띄워서 경기가 좋아진다는 건 잘못된 인과관계 추론”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띄우는 것이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잘못된 처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균형 재정을 미덕으로 보고 있기도 하고 일본처럼 국채 매입자들이 자국민(기업)도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펴지도 않고 있어서 자꾸 통화 정책에 공을 넘기다보니 금리인하 압력이 나타나고 있지만 금리인하로는 부양 효과가 나타날 수가 없다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예전에는 좌우를 막론하고 신 산업 육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고 정부가 이를 추진하고 했는데 지금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지, 비전에 대한 합의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 큰 문제”라면서 “국민과 기업, 정부 모두가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없는 나라는 없지만 덴마크 등 북유럽 나라들을 보면 행복지수가 높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될 수는 없나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면서 “비전이 없고 너무 틀에 박힌 성장 지상주의, 대기업은 나쁘다는 고정 관념 등이 발목을 잡고 있어 대화가 되지 않는게 문제다. 발상의 전환과 유연성, 고정관념 타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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