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마트]사생활 노출 피곤해… 절친끼리만 모이자

입력 2013-09-2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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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형 SNS 출시 ‘봇물’

# 취업준비생 최아름(26)씨는 요새 고민에 빠졌다. 가뜩이나 취업 때문에 힘든 마음, 페이스북에 친구들과 공유하려고 이것저것 쓰자니 혹시 기업 인사담당자가 보게 될까 괜히 찝찝하다. 취업 풍토가 바뀌면서 이력서에 SNS 주소 입력을 권한다.

안쓰자니 꽉 막힌 사람 같고 써놓으면 인사담당자들이 미리 내 페이스북을 들러 볼 것 같기 때문이다.

또 지인들이 점점 서류 합격 화면, 최종 합격 화면을 페북에 인증하니 취준생 상태인 스스로에게 자신감도 떨어진다. 최씨에게는 지금, 마음이 통하는 몇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 취준생을 탈출하고 직장인이 된 김지현(28)씨는 최근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이하 카스)를 탈퇴했다.

페북이 ‘알 수도 있는’친구로 전 남자친구를 추천해 줬기 때문이다. 추천받고 싶지 않은 사람을 받아 바로 탈퇴 버튼을 눌렀고 이번엔 카스도 탈퇴했다. 평소 친구들과 재미있는 사진을 찍거나 공유하기를 좋아했던 김씨는 카스에 추억을 담아 사진을 올렸고, 친구들과 즐겁게 이야기 나눴다.

소개팅을 주선해주기로 했던 친구가 ‘소개팅’용으로 여성스럽게 카스를 바꾸라고 제안했고, SNS를 거짓으로 운영하느니 안하는 게 속편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개방형 SNS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유저들의 목소리가 커지며 폐쇄형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국내에선 캠프모바일이 운영하는 ‘밴드’가 독주하는 듯 하더니 후발주자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형국이다.

먼저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달 26일 이용자가 맺은 친구 중에서 교류가 잦은 친구를 50명만 선정해 글과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슬림형 SNS ‘데이비’를 출시했다.

50명이라는 수는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이자 인류학자인 로빈 던바가 제시한 이론에서 착안했다.

이 교수는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과정에서 평생 동안 나의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이 150명이라는 이론을 제시했다.

일명 ‘던바의 수(dunbar's number)’다. 두뇌의 한계로 그 이상의 관계는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친한 친구는 5명, 좋은 친구는 15명, 신뢰가 가는 친구는 50명 정도라는 것.

SK컴즈 정간채 미래사업본부장은 “원하지 않는 인맥들과 무수한 정보가 넘쳐나는 SNS 시대에서 데이비는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비는 출시 후 사진을 찍고 공유하면서도 사생활을 보호받고자 하는 여성층 사이에 호평을 받고 있다.

대학생 김나라(25)씨는 “평소 카톡도 해외 계정으로 이용하고 진짜 지인들과만 소통을 나누는 편”이라면서 “친한 친구들하고만 사진을 공유하고 영화 포스터도 검색후 공유할 수 있어 편하지만, 서비스 초기라 지인 중 사용자가 많지 않아 아직은 심심하다”고 촌평했다.

SK컴즈는 ‘절친과 추억의 발리 이벤트’등 절친을 앞세운 이벤트를 진행, 유저 스스로 친구를 끌어들이게 하는 전략을 펼치며 유저 기반 확장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단톡(단체 카카오톡)’의 편의성을 높인‘카카오그룹’을 선보였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참여자들로 구성된 카카오그룹을 만들 수 있도록 해, 카카오톡 사용자를 끌어들였다.

1억명의 유저를 확보한 카카오의 위력은 카카오그룹이 출시 6일 만에 500만명의 가입자수를 확보, 초반 돌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그룹은 카톡 그룹 채팅방을 활용하는 지인들로 곧바로 그룹을 구성, 다양한 소식과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에서 주고받던 사진과 채팅 내용을 채팅방 멤버끼리만 공유하되, 언제든지 다시 확인하고 간직하고픈 사용자 니즈에 맞췄다”면서 “카카오톡의 그룹채팅방과 유기적으로 결합, 채팅방과 그룹을 넘나들며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따라 더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흥행에 성공을 했지만 불만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다. 구글 플레이 사용자 리뷰에는 “카카오그룹을 탈퇴했더니 그룹 채팅방이 없어지는데 이게 말이 되는가”,“그냥 카카오톡에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 안되는 걸까. 꼭 앱을 다운로드 받아야 하나”등의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그룹이 이용자 불만을 수용하고, 서비스 안정화을 통해 제3의 국민 메신저로 떠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상 폐쇄형 SNS 출시붐에도 불구하고, 캠프모바일 ‘밴드’의 영향력도 상당하다.

미국의 모바일 로그 분석 전문기관 플러리(Flurry)가 집계한 지표에 따르면 밴드는 1월 월간 앱 구동수 1억7000회에서 8월에는 월간 앱 구동수 15억회를 기록, 7개월 사이에 980% 성장했다.

밴드는 지난해 8월 서비스 출시 이후 약 9개월 만인 지난 5월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으며, 9일 기준 16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다.

밴드에는 현재 약 690만개의 밴드가 개설돼 있다.

신상 SNS들이 밴드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연 올 하반기 누가 승기를 거머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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