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뱅에 등돌린 사우디, 기업사냥 본격화…콘서트 프로모터 ‘라이브네이션’에 5억 달러 투자

입력 2020-04-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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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반토막 라이브네이션, PIF 투자로 한숨 돌려…사우디, ‘코로나’로 타격 받은 업종서 공격적 M&A

▲라이브네이션 주가 추이. 27일(현지시간) 종가 42.01달러. 출처 마켓워치
▲라이브네이션 주가 추이. 27일(현지시간) 종가 42.01달러. 출처 마켓워치
사우디아라비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기업들이 약체화한 틈을 타 먹잇감 사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는 세계적인 콘서트 대행업체 라이브네이션 지분 5.7%를 약 5억 달러(약 6136억 원)에 인수했다고 27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라이브네이션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주가가 반 토막이 났지만 PIF의 대규모 투자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라이브네이션 주가는 전일 대비 10% 폭등한 42.01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폭등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약 41% 하락했다.

이번 투자로 PIF는 리버티미디어, 뱅가드그룹에 이어 라이브네이션의 3대 주주로 올라섰다. 라이브네이션은 세계적으로 라이브 이벤트 수요가 커서 올해 최고의 해를 보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이동 제한 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 세계 공연이 중단되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현재 이 업체는 고용을 동결하고 무급휴가를 실시했으며, 마이클 라피노 최고경영자(CEO)가 연봉을 아예 받지 않기로 하고 임원진은 연봉의 50%를 삭감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사우디 입장에서 현 코로나19 사태 국면은 좋은 기업을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인다. 사우디는 최근 코로나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만 골라 대형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달 초 PIF는 세계 최대 유람선 운영업체 카니발코퍼레이션 지분 8.2%를 인수해 미키 애리슨 회장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유람선 사업은 일본과 미국 등 곳곳에서 크루즈선 내 집단 감염이 발생해 큰 타격을 받았다. 카니발은 전 세계 유람선 운항이 중단돼 시가총액이 올해 75% 가까이 증발했다. 그러나 사우디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면 유람선 사업이 다시 정상화할 것이라는 기대로 과감히 베팅한 것이다.

사우디는 석유 산업에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PIF는 이달 초 유럽 4개 메이저 석유업체 지분을 사들였다. 대상은 바로 네덜란드의 로열더치셸과 프랑스의 토탈, 노르웨이 에퀴노르, 이탈리아 에니로, 모두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업체들이다. 얼마나 투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총 10억 달러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PIF는 또 영국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구단인 뉴캐슬 유나이티드 인수를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재 인수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는 그동안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세계 자산에 투자했으나 소프트뱅크가 대규모 투자 손실을 내자 결국 직접 투자로 방향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PIF는 탈석유와 경제 다각화를 추진하는 사우디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비전2030’에서 국내외 투자 선봉에 서며 핵심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펀드가 운용하는 자산은 3000억 달러가 넘는다.

사우디는 또 최근 엔터테인먼트와 관광산업을 키우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해외 밴드 중 처음으로 우리나라 방탄소년단(BTS)을 초청해 콘서트를 열었다. 지난달에는 올리버 스톤과 스파이크 리 등 세계적인 감독들을 초빙해 첫 국제영화제도 개최하려 했지만 코로나19로 이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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