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사설 “한일, 어리석고 위험한 대립 끝내라”

입력 2019-08-28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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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이 “한국과 일본은 어리석고 위험한 대립을 끝내야 한다”는 제목의 28일자 사설을 통해 두 나라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은 핵 보유국인 러시아와 중국, 북한에 둘러싸여 이웃나라에서 위협받는 지역 정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정부의 최우선 목표는 국가가 직면한 위험을 줄이는 것일 거다. 그러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을 파기함으로써 문재인 정권은 이에 완전히 역행했다.

지소미아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일 양국이 미국을 거치지 않고 기밀 정보를 신속하게 직접 공유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 이 채널을 잃으면 한국군 및 일본 자위대에 의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감시가 어려워지는 것만이 아니다. 유사 시 미국의 통합적 대응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

일본에도 책임은 있다. 최근 한일 대립은 한국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전 징용공들에 대한 배상 명령을 내린 것이 발단이다. 일본 정부는 이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협정에 근거한 중재위원회 설치를 둘러싸고 한국은 일본 측의 요청에 답변하지 않고, 아베 신조 정권은 반도체 소재의 대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정치적 대립으로 통상 수단을 무기로 사용해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면 원칙적으로 잘못이며, 어리석은 일이다. 그런 행동은 한국 국민의 분노를 사고, 문 대통령이 똑같은 수단으로 보복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사실상 만들어 대립의 확대를 초래했다.

한국은 대립을 격화시키는 유혹에 저항해야 했다. 대일본 수출에 똑같은 규제를 부과하고, 거기에 그칠 수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8월 15일 광복절 연설에서 일본과 대화의 여지가 있다고 말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그 1주일 후에 지소미아를 파기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대화를 더욱 어렵게 했다.

더 나아가 말하면, 주요 패자는 한국 쪽이다. 일본에는 정찰 위성과 대잠수함 능력이 있지만, 한국에는 없다.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을 개발하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능력은 결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역 정세에 있어서 문 대통령은 일본과의 방위 협력을 훨씬 어렵게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미국과의 동맹에도 타격을 줬다. 이번 일련의 결정은 미국 정부로부터의 명확한 조언을 무시하는 것이며, 동북아에 있는 8만 명의 미군을 위태롭게 할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의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군사훈련이 점점 대담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긴장은 중국과 러시아의 강화로 이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에서의 미군 주둔과 관련해 이미 불만을 표명해왔는데, 문 대통령의 움직임은 그 의미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은 지소미아가 11월에 만료될 때까지 3개월 간 이번 결정을 철회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한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둘러싼 갈등 해소를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일본 정부 당국자 말대로 현안이 전 징용공 문제와 별개라고 한다면 해결은 가능하다. 동시에 역사적 주장의 문제 해소를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

미국은 더 강력하게 개입했어야 했다. 외부에서 강요하는 화해는 오래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미 행정부로부터의 외교적 압력은 적어도 고위 당국자 간 대화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어리석고 위험한 대립을 연장시키면 정세는 악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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