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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정부, 홍콩·싱가포르 IB 대상 설명회 나서라

김남현 자본금융 전문기자

“홍콩에서 한국 기업들이 일본에서 빌린 돈을 안 갚을 거라는 소문이 돈다고 하네요. (한국이) 일본 은행에서 빌린 돈이 얼마나 되는지 알려 달라는 문의도 있었습니다. (여신과 한국에 대한 투자에서) 일본 비중을 알려면 어디를 찾아봐야 하나요.”

12일 모 증권사 채권 중개인이 기자에게 문의해 온 내용이다. 다소 뜬금없는 내용이었고, 결국 홍콩에서도 극히 일부 투자은행(IB) 담당자들 사이에서 나돈 헛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일 간 경제전쟁이 한창이다. 일본 정부는 우리 수출주력 품목인 반도체 산업에 타격을 줄 요량으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등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데 이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수출우대국)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후 일각에서는 이 같은 경제 공격이 금융권으로까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일본이 우리의 SOS를 저버린 것은 물론, 되레 일본 자금을 빼가면서 우리의 위기를 부추겼던 트라우마가 되살아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금은 당시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일본계 자금 규모가 많지 않은 데다, 한국의 국제신용등급은 일본보다 높다. 실제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는 한일 경제전쟁 발발 이후인 9일 한국 신용등급을 AA-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는 A등급인 일본보다 두 단계 높은 것이다. 만에 하나 해외에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일본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그 규모가 줄긴 했지만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 흑자 규모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3%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2015년 7.17%까지 확대되기도 했지만,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를 피하려면 의도적으로라도 더 줄일 수밖에 없다. 비상금이라 할 수 있는 외환보유액도 4000억 달러를 넘어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MF 외환위기 당시(1997년 12월 18일 39억 달러) 텅 비었던 곳간 대비 100배 넘게 채워져 있는 셈이다.

글로벌 기축통화국과의 통화스와프도 체결돼 있다. 2017년 11월엔 캐나다와 규모 및 만기 무제한으로, 작년 2월엔 스위스와 100억 스위스프랑(106억 달러 상당) 규모로 3년간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 앞서 2017년 10월엔 중국과도 3600억 위안(560억 달러 상당) 규모의 통화스와프 연장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금융 상황도 안정적이다. 국가부도위험 지표인 한국물 신용부도스와프(CDS) 5년물 프리미엄은 16일 현재 32.34bp(1bp=0.01%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29일엔 28.61bp까지 떨어져 11년 4개월 만에 최저치였던 3월 5일(28.39bp) 수준에 근접하기도 했다.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로 대표적 위험자산인 코스피지수는 2000 선이 무너져 3년 6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보이고 있지만,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은 사상 초유의 강세다. 실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최근 급락해 통화안정증권 1년물부터 최장기물인 국고채 50년물까지 역대 최저치를 경신 중이다.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있지만 채권시장에서의 매수 규모는 훨씬 많다. 실제 외국인은 이달 들어 16일까지 주식시장에서 1조909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장외채권시장에서 4조1380억 원을 순매수했다.

일본이 금융보복을 단행할 경우 금융시장에서 불안심리가 확산할 수 있고, 취약계층에 피해를 줄 가능성은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일본 자본의 활동이나 규모로 보면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일본계 자금 규모는 주식·채권 투자로 125억 달러, 일본은행의 기업 및 개인 여신으로 24조 원 정도다. 각각 외국인 주식투자 비중의 2%, 총대출 재원의 2% 규모”라면서도 “금융보복 조치로 인해 숫자상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다른 영향은 있다고 본다. 금융시장에 심리불안을 초래할 수 있고, 취약계층 이용이 많은 저축은행과 대부업 비중이 많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선 증권사 채권 중개인의 전언이 작지만 큰 신호일 수도 있다. 일본이 행여 3차 공격으로 국내 금융시장을 흔들기 위한 물밑 작업을 편다면 그 장소는 홍콩과 싱가포르일 수 있어서다. 이곳은 우리 정부와 금융당국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없고, 동아시아 금융시장의 심장부(헤드)이기 때문이다.

만사 불여튼튼이라 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우리의 금융·경제상황에 대한 설명과 이해를 구하는 자리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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