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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랜섬웨어 타고 ‘김미영 팀장’ 날뛰는데…

한지운 뉴스랩부장

“그냥 싹 다 잠겼다니깐. 모든 회사 자료들이 말이야. 암호화폐 500달러어치 요구해서 다음 날 넣어줬는데, 그 뒤로 메일 한 통 안 와. 그냥 날린 거지.”

개인정보 보안 문제가 심각성의 끝을 달리고 있다. 얼마 전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지인에게 들었던 하소연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랜섬웨어 등으로 피해를 받은 사람은 주변에서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 일상이다.

일명 사이버인질범인 랜섬웨어는 컴퓨터 등에 저장된 문서 등을 고의로 암호화한 뒤, 대가를 요구하는 보안 공격이다. 특히나 요구에 응해 준다고 해도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확률도 낮다. 암호화를 풀어주는 ‘키’ 파일은 완벽한 복구를 보장하지 않고, 암호화폐만 받고 연락을 끊어 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방법도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 대부분 메일에 첨부한 랜섬웨어 설치 파일 실행을 유도하는데, 경찰청이나 법원의 출두 명령은 이미 유행이 지났고 근래에는 저작권 침해나 취업 지원서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랜섬웨어는 아니지만, 아예 네이버와 같은 포털을 사칭한 피싱 메일까지 최근 등장해 심각성을 더한다. 이 같은 포털 사칭 메일은 네이버 공지 메일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해외 지역에서 로그온을 시도했으니 비밀번호를 변경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사용자가 비밀번호를 바꾸면 이를 탈취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랜섬웨어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090억 원에 불과했던 랜섬웨어 피해 규모는 지난해인 2018년 1조 원을 넘은 1조500억 원으로 10배가량 늘었다. 피해자도 5만3000여 명에서 28만5000여 명으로 6배 가까이 확대됐다. 신고한 기준이 이 정도라면 실제 피해 규모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일부 보안 전문가들은 실제 피해 규모가 신고된 수치보다 10배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추론대로라면 피해액은 연 10조 원에 달한다.

가장 많은 피해를 받은 업종은 대규모 비용을 투입해 높은 보안수준을 마련한 대기업이 아니라,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기준으로 랜섬웨어 피해를 받은 업종은 중소기업이 43%를, 소상공인이 25%를 각각 차지했다. 개인 역시 22%를 차지해 이들의 비중이 전체 피해 중 90%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보안 위협이 ‘정보화 사회의 신뢰성’을 흔든다는 데 있다.

휴대전화나 PC에는 매일같이 피싱이나 스미싱, 랜섬웨어 메일이 쏟아지고 있다. 나의 정보는 전 세계 공공재가 됐다는 것은 누구나 무덤덤히 받아들이고 있고, 이제는 무신경의 단계까지 왔다. 2008년 옥션 웹서버 해킹 1863만 명, 2011년 네이트 해킹 3500만 명, 2012년 KT 이동전화 870만 명, 2014년 신용카드 3사(KB국민카드·NH농협카드·롯데카드)에서 1억400만 건. 사실상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국민의 개인정보가 털린 지 오래니 무감각해질 수밖에 없다.

유출에 대한 책임이 솜방망이에 그치고 있는 것도 개인정보 보안에 무감각해지는 하나의 원인이다. 2014년 카드사 정보유출사태의 손해배상청구 대표사건 소송은 아직도 대법원에서 계류 중이다. 마치 잊힐 때를 기다리는 것만 같다. 지난해 말 일부사건의 대법원 상고심 결과도 ‘정보 유출 피해자 1인당 10만 원씩 지급하라’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굳이 신경 써서 뭐하나’라는 자조감 섞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개인정보 보안이 무력화된다면 정보화 사회의 신뢰성은 걷잡을 수 없이 깨진다.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은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빠르게 좀 먹는다.

애꿎게 ‘김미영 팀장’만을 탓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수많은 ‘김미영 팀장’이 걱정 없이 날뛸 수 있게 만든 지금의 환경이 더 문제다.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기업, 쏟아지는 피싱·스미싱 메일을 나르는 포털, 그리고 이를 감독해야 할 정부도 다 같이 무덤덤해진 것일까.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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