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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시는 기업 정보의 최소 조건이 아니다

고대영 자본시장1부 기자

“저희는 이미 공시를 다 했기 때문에요.”, “공시에 나온 그대롭니다.”

공시를 보고 뭔가 의문점이 들어 취재를 하면 기업 관계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이미 공시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그 이상은 알려고 하지 말라는 뜻이다.

언뜻 보면 공시가 마치 만병통치약 같다. 물론 공시는 기업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정보가 맞다. 누군가는 “공시는 기업의 핵심 정보”라고 강조한다. 다만 이러한 공시가 기업의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 같으면서도 때로는 기업들이 ‘마지못해’ 처리하는 최소한의 정보라는 생각이 든다.

사외이사가 1년간 단 한 번도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은 기업이 있었다. 이에 대한 해명은 “이사회 때 불렀어야 했는데…”였다. 추가로 돌아온 답은 “기사화하지 말아 달라”였다. 또 다른 기업의 재무담당자는 증권설명서에 기재된 자사의 재무 위험성에 대해 캐묻자 “금감원이 쓰라고 해서 쓴 것뿐”이라고 답했다.

책임감 부족은 비단 기업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투자자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기업들이 공시를 내고도 기사화를 꺼려하는 이유다. 기업도 알고 있다. 투자자들이 공시에 내포된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 투자자들은 아주 큰 이슈가 아니면 기사가 나가기 전까진 기업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곤 한다. 기사화 이후에야 놀라서 투자 커뮤니티에 사실 확인을 부탁한다. 이에 대한 답변 역시 또 다른 투자자의 추측일 뿐이다.

기업의 공시를 기반으로 작성된 기사는 그들에게 ‘찌라시’로 폄하되고 기자는 ‘기레기’로 평가되기 일쑤다. 그리곤 하는 말이 “기업을 좀 더 믿어보자”라는 게 씁쓸할 뿐이다. 그들이 믿는다는 게 전화통화 속 IR 담당자의 상냥한 목소리인지, 사진 속 기업 오너의 번듯한 모습인지는 알 수 없다.

이처럼 투자자의 무지와 기업의 낮은 책임감이 현재 기업공시를 만들고 있다. 흔히들 예전에 비해 공시제도가 정착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취재 과정에서 느끼는 공허함은 크다.

이런 가운데 금감원은 지난달 2018 결산 보고서와 관련해 몇 가지 유의사항을 기업들에 전달했다. △신회계기준서를 충실히 적용하고 △회계위반 조치를 강화하고 △감사인에게 재무제표 작성을 떠넘기지 말 것 등이다. 물론 갈 길은 멀다. 금감원이 지난해 제약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점검한 공시 모범사례 적용률은 35%가 채 되지 않는다.

결국 공시는 기업과 투자자, 당국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들 모두가 제 역할을 할 때 비로소 능동적인 기업공시 제도가 안착될 것이라 믿는다.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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