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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부터 화장품까지"... 유통업계,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 대북 사업 기대감↑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싱가포르/AP뉴시스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싱가포르/AP뉴시스

식품ㆍ화장품을 비롯한 국내 유통업계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에 따라 북한 진출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북한 소비시장 규모는 현재 17조5000억 원으로 남한의 2.6% 규모로 추정된다. 업계는 경제 개방이 본격화하고 북한 주민들의 소비 수준이 올라갈 경우 사업 진출 가능성 역시 올라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진출 전망이 밝은 곳은 식품기업들이다. 밀가루, 식용유, 조미료, 라면, 햄 등 기초식품부터 가공식품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경우 지리적으로 가깝고 음식 문화가 비슷한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보다 유리하다.

식품기업들은 과거 개성공단에 초코파이 등을 납품한 이력이 있는 만큼 북한에 제품을 수출하거나 직접 현지에 생산공장을 짓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과거 대북 사업 추진 경험이 있는 롯데의 경우 이번 회담에 앞서 ‘북방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을 비롯해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 3성까지 아우르는 북방 지역 연구와 협력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롯데는 대북 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제과와 음료의 진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박진선 샘표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샘표는 현재 특별한 대북 관련 사업은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되면 당연히 간장이나 관련 제품과 얽힌 사업을 해야 할 것이다. 그쪽(북한) 상황을 보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판단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샘표는 함경남도 흥남 출신의 고(故) 박규회 선대회장이 창립한 기업으로, 2007년 간장, 된장 등 전통장류 200상자를 ‘북한 장류 제품 보내기 운동’을 통해 보낸 바 있다.

화장품 업체들 역시 가능성은 열려 있다. 북한에서 생산되는 화장품은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지고 공급 역시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랑콤, 로레알 등 해외 화장품이 수입되고 있지만 판매 지역과 규모에 있어 부족한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나 ‘라네즈’ 등의 경우 이미 북한 여성들 사이에서 고급 브랜드로 인식돼 인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북 교역이 중단된 상태에서 이들 대부분이 중국을 통한 밀무역으로 거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화장품은 품질이 안 좋을 경우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서 개인의 선호와 로열티(충성도)가 높게 작용한다"며 "한국 브랜드는 높은 구매 로열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북한 당국이 화장품 직접 생산을 고수할 경우 브랜드 업체보다 코스맥스, 한국콜마와 같은 ODM 업체가 우선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ㆍ화장품과 더불어 언급되는 분야가 바로 리테일이다. 북한이 남한에 비해 제조업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특별한 제조업 기반 없이 가능한 유통과 서비스 분야가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현재까지 유통업계의 대북 진출 사례는 극히 드물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CU가 2002년 당시 ‘훼미리마트’로 현대아산과 계약을 맺고 금강산 지역에 점포를 연 것이 처음이다. 금강산 관광객 대상으로 운영됐던 점포는 2008년 7월 관광 중단과 함께 문을 닫았다.

CU는 2004년 개성공단에서도 영업을 시작했으나 2016년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이 역시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CU 측은 개성공단 재가동 가능성에 따른 점포 영업의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업계 전체적으로는 현 상황에 대해 다소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달 사이 국제 정세가 좋은 흐름으로 바뀐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업계에선 남북경협 등의 언급에 대해 조심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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