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유통가 풍경] 백화점 “흥행 기대” 전통시장은 “어휴~”

입력 2017-09-2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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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실속형 상품 인기…백화점 초반 깜짝 실적, 시장은 주말에도 한산

“국내에 남아있는 고객들에게 흥행 기대하고 있죠.”(백화점 관계자)

“그렇게 큰 기대는 안해요.”(재래시장 상인)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과 마트, 백화점 등 주요 유통채널은 추석 손님맞이가 한창이다. 올해 추석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유통업태별 양극화가 여전한 가운데 유커의 빈자리를 메우려는 모습, 실속형 선물을 강조하는 모습 등 전과 달라진 풍경이 눈에 띄었다.

▲이마트에 진열된 참치 선물세트
▲이마트에 진열된 참치 선물세트

지난주말 오후 시간대에 찾은 이마트 영등포점은 추석 선물세트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들로 붐볐다. 특히 과일세트와 햄ㆍ참치 세트 코너에선 직원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호객하는 직원은 올해 추석의 트렌드를 의식해 선물세트에 ‘착한 세트’, ‘김영란법’이란 단어를 붙이기도 했다. 이마트 직원은 “4만 원에서 6만 원 대 과일세트가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과일 혼합세트를 선택한 한 고객은 “혼합세트가 중저가라 선물 부담이 적은 편이어서 골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카놀라유, 스팸 세트 등이 이날의 인기 상품들이었다.

반면 고가 제품 진열대엔 인력이 많지 않았고 그나마 있는 직원들 역시 비교적 한가로워 보였다.

롯데마트 잠실점도 중저가 선물세트가 주류를 이뤘다. 입구를 지나 가운데로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햄 세트가 눈에 띄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나다니는 통로에 자체상표(PB) 브랜드인 ’알짜 세트’들을 비치해 놓았다. 주류 코너는 진열대를 차지한 상품이 평상시와 많이 달라보였다. 값비싼 와인이나 양주는 뒤로 밀려 찾기 어려운 대신 2만~6만 원대의 저가 와인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이번 추석 대형마트에서 인기를 끄는 상품은 단연 한우다. 이마트에 따르면 명절 한우 매출은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하락세를 보였으나 이번 추석에 예년보다 가격이 낮아지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마트는 지난 17일까지 끝난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판매에 이어 지난 18일 시작된 본 판매 행사에서는 한우 매출이 지난 추석보다 60.8% 증가해 기존 최고 매출인 2015년 추석 실적을 웃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매장도 대형마트처럼 선물을 사러 온 고객들로 북적댔다. 특히 고가 와인이 최대 70%까지 할인을 하며 추석 선물로 관심을 받았다. 실속형 제품 역시 주력 상품으로 전시돼 있었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세트 등을 미리 구매하는 고객들로 백화점업계의 초반 실적은 지난해보다 월등히 높은 상태다. 업계는 초반 반짝 매출로 막판에 매출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권 모 씨는 “백화점에 반드시 구매 리스트대로 구매하려고 오는 건 아니다”라며 “가족 단위로 나왔다가 별 이유 없이 들르는 경우가 많고 추석 연휴에도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뉴시스)
▲롯데백화점(뉴시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추석 전엔 여행객들의 사전 구매로 매출이 신장에 도움이 됐다”며 “연휴 중엔 국내에 남아 나들이하는 고객들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세점도 유커 대신 동남아 고객과 황금연휴에 해외로 떠나려는 국내 소비자를 타깃으로 판매에 열을 올렸다.

면세점 매장에서는 중국어가 들리지 않았지만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고객들이 화장품 앞에서 고민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었다.

브랜드마다 제각기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었고 고객들도 붐볐다. 지난해와 차이가 있다면 유커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제품 프로모션도 과거 중국어로 된 행사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대신 내국인을 위한 행사들이 주를 이뤘다.

▲영등포 전통시장
▲영등포 전통시장

반면 재래시장은 여전히 명절 분위기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지난 주말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시간대에 서울 영등포시장을 찾았지만 시장을 방문한 이들이 많지 않았다. 아직 문도 열지 않은 점포들도 곳곳에 보였고 일부 식당과 과일 가게 정도만 손님들로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말을 건네본 상인들은 긴 연휴를 대목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드물었다. 한 상인은 “휴가를 갈 계획이지만 그래도 통째로 쉬진 못하겠다”며 추석에 대한 작은 기대를 보일 뿐이었다. 평균적으로 일반 상회의 경우 나흘, 음식점은 이틀 정도를 추석 기간 휴가 기간으로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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