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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중소기업에 취업준비생이 안 가는 이유를 처방하자

[박희재 청년희망재단 이사장(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박희재 청년희망재단 이사장(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얼마 전 어느 일간지에 ‘후진적인 근무환경이 중소기업에 취업준비생이 안 가는 이유’라고 일침을 가한 기사가 게재됐다. 중소기업은 밤샘근무가 많고 회식 강요 등 비상식적인 문화가 있어 이러한 후진적인 근무환경을 버틸 청년이 없다는 게 요지다. 중소기업 신입사원의 이직률(離職率)이 높은데, 이직의 가장 큰 원인은 ‘불만족스러운 근무여건(22%)’으로 ‘낮은 연봉 수준(19%)’보다 높았다는 한 취업포털의 통계도 인용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 6월 청년(15∼29세) 실업률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0.2%포인트 상승한 10.5%다. 또한, 청년의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는 23.4%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 높아졌다. 고용보조지표 공식 집계를 발표한 2015년 이후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또한, 올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대졸 고학력자 실업자가 54만6000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분기 기준으로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대졸 이상 계층에서 ‘백수’가 늘어나는 이유로 ‘노동수급 불일치’ 등을 꼽는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의 임금 격차 확대가 대졸 백수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금, 근로조건 등 일자리 질에 차이가 크게 나면서 차선의 일자리보다는 스펙 쌓기, 취업 학원 수강 등 시간이 걸려도 좋은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일자리의 88%나 차지하는 중소기업에는 왜 청년들이 가지 않으려 하는 것일까? 필자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에 취업준비생이 가지 않는 이유로 정보 부족, 인식 부족, 신뢰 부족 등 3대 부족을 꼽았다.

첫째는 정보 부족이다. 해당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니 취업준비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해당 기업 홈페이지나 중소기업청 사이트에 들어가면 기업 정보가 상세하게 나와 있는 경우가 많기에 취업준비생이 적극적인 의지만 있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

둘째는 인식 부족이다. 중소기업은 연봉이 낮고 야근이 많고 복지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 또한 취업준비생의 중소기업에 대한 선입견에 따라 많이 좌우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러한 선입견을 깨기에 충분한, 대기업 못지않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중소기업이 우리 주변에 참으로 많다.

셋째는 신뢰 부족으로, 제일 문제 되는 대목이다. 이는 취업준비생 본인뿐만 아니라 취업준비생의 부모, 일가친척, 언론기관 등 모두가 중소기업은 열악하고 믿을 만한 회사가 아니다라는 고정관념이 깊이 잠재돼 있어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소기업에 대한 이러한 세 가지 파도를 넘어 중소기업의 가치를 재평가할 때 우리나라 청년 실업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사회의 모든 계층과 해당 기관들이 이러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어 인식과 신뢰 부족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명절에 일가친척이 모인 자리에서 “넌 어디 다니니?”라고 물었을 때 “전 작은 중소기업에 다녀요”라고 대답하지 않고 “○○○ 반도체 장비회사에 다닙니다. 앞으로 더욱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는 좋은 회사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는 날이 바로 우리나라 청년 실업의 문제가 해결되는 때라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것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배우고,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자신과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발전가능성이 참으로 많기에, 진정 비전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확신한다.

청년희망재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좋은 일자리를 가진 기업을 대상으로 하루에 1개의 기업만을 위한 채용행사로 ‘온리원 열린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별도의 서류전형 절차 없이 지원 자격을 갖춘 청년이 지원 서류만 제출하면 바로 면접 기회가 주어지는 것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스펙을 초월해 직무적합성과 인성을 중심으로 채용할 수 있고, 취업준비생 입장에서는 ‘서류광탈’ 없이 면접을 통해 자신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에 도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채용 문화가 확산한다면 청년들에게는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이 더욱 많이 알려질 것이다. 중소기업도 이러한 제도를 통해 필요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채용한다면 중소기업 구인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박희재 청년희망재단 이사장(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교수) opini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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