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퇴임 김진태 검찰총장…'노태우 수사한 한국은행 출신 특수통'

입력 2015-12-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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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시스)
▲ (사진=뉴시스)

"섭하게, 그러나 아조 섭섭치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김진태(63·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은 1일 열린 퇴임식에서 서정주 시인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를 읊조리며 작별인사를 대신했다. 한학에 조예가 깊어 평소 대검 간부회의에서도 한시를 비롯, 다양한 시구를 인용하던 그였다.

김 총장은 1985년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로 임관한 이후 30여년 간 검찰에 재직하며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인정받았다. 경남 사천 출신인 그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한국은행에 다니던 중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가 됐다. 평검사 시절부터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팀에서 일하고 한보비리와 김홍업 씨 비리사건 등 굵직한 특수수사를 처리하며 주목받았다. 인천지검 특수부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 등을 지냈다. 은행 근무 덕분에 다른 검사들을 모아놓고 계좌추적강의를 했을 정도로 전문가로 인정받았다는 후문이다.

특수수사로 잔뼈가 굵은 김 총장은 위기에 처했던 검찰 조직을 추스려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2년 대검 간부들이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른바 '검란' 사태로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이 불명예스럽게 물러났고, 수장이 없는 상태에서 김 총장은 대검 차장에 임명돼 총장 권한대행으로 일하며 흐트러진 검찰 조직을 정비했다.

이후 채동욱 검찰총장이 임명되자 잠깐 검찰을 떠났지만, 채 전 총장이 청와대와 마찰을 빚으며 혼외자 파문으로 퇴임하자 다시 검찰로 돌아와 40대 검찰총장이 됐다. 두 명의 총장이 불명예 퇴진하고 검찰개혁 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조직의 동요를 빠르게 진정시켰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반면 수사성과 측면에서는 상반된 평가가 나온다. 세월호 참사 직후 이뤄진 '관피아' 수사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특수통 출신 총장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대형 기획수사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이다.

철도와 통신 분야 민관유착과 포스코, 자원외교 개발 비리수사 등 대표적인 사건들이 모두 청와대 발로 시작됐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포스코 비리 수사의 경우 6개월이 넘게 장기화되면서 '환부만 빠르게 도려내는 수사'를 강조하던 그의 철학과 충돌하는 면도 보였다. 대검 중수부 폐지 이후 총장의 수사 지휘권한이 약화된 점도 원인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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