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한국, 승부차기 끝에 이라크에 패해 4강 진출 실패

연장전까지 3-3 동점 이후 승부차기 패배

(사진=AP/뉴시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한국대표팀이 명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30년만의 4강 재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8일 새벽(한국시간) 터키 카이세리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이라크와의 8강전 경기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2-2로 비겼고 연장전에서 한 골씩을 주고 받으며 3-3으로 비겼다. 하지만 승부차기에서 6번 키커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아쉽게 4-5로 패하며 8강에 만족해야 했다.

선제골은 이라크의 몫이었다. 한국은 전반 20분 김현이 문전으로 올라온 크로스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아드난에게 반칙으로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이라크의 파에즈는 이를 강한 슛으로 연결해 선제골(전반 21분)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25분 곧바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공격진영 왼쪽에서 드로인을 얻은 한국은 심상민이 이를 문전으로 길게 연결했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권창훈이 헤딩슛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만들어 낸 것.

동점골을 넣은 한국은 공격에 활기를 띄었다. 수비가 종종 불안한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공격 진영 좌우를 넓게 활용하며 전반 초반보다 확연히 나아진 공격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전반전 막판 역전골을 허용하며 전반을 1-2로 뒤진 채 마쳤다.

이라크는 공격 진영 왼쪽에서 반대쪽 골포스트쪽으로 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콰심이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이창근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일차적으로 잘 막았지만 이는 쇄도하던 사코르의 발 앞으로 떨어졌고 그는 이를 침착하게 빈 골문 안으로 밀어 넣어 2-1을 만들었다(전반 42분).

전반을 1-2로 뒤진 채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 단 5분만에 또 한 번 동점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다. 공격 진영 오른쪽 코너 플래그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은 한국은 이를 권창훈이 문전으로 낮고 빠르게 올렸고 이를 가까운 쪽 포스트로 달려들던 이광훈이 헤딩골로 연결해 동점을 만들었다. 이광훈은 전반 막판 경고를 받은 강상우를 대신해 교체 투입돼 동점골을 기록했다.

동점골을 성공시킨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역전골을 성공시키진 못했다. 이라크 역시 역습 위주로 경기를 펼치며 간간이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지만 역시 득점에는 실패하며 양팀의 경기는 결국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한국은 연장 전반에 상대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어진 연장 후반은 그야말로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경기는 연장 후반 13분 문전 혼전 도중 사코르가 역전골을 성공시키며 사실상 이라크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한국은 연장 후반 15분이 모두 끝나고 추가 시간 2분도 모두 끝나갈 무렵 장현철이 중거리 슛을 성공시켜 극적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장현철은 샤코르에게 2-3의 역전골을 내준 이후 교체로 투입돼 불과 2분만에 동점골을 기록하며 드라마를 연출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끝내 한국의 편에 서지 않았다. 승부차기에서 선축에 나선 한국은 김선우가 첫 골을 성공시키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라크의 첫 번째 키커 파에즈 역시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한국은 두 번째 키커 연제민의 슛이 크로스바를 넘어가며 실패한 반면 이라크는 이스마엘이 성공해 한 골차로 뒤졌다.

한국은 세 번째 키커 한성규가 득점을 올린 반면 이라크는 아레바트의 실축으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한국과 이라크는 네 번째 키커 심상민과 슈칸이 모두 성공했고 다섯 번째 키커 우주성과 아드난 역시 모두 성공해 서든데스에 돌입했다.

결국 승부는 여섯 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이광훈의 슛이 골키퍼에 막힌 반면 이라크는 사코르가 킥을 성공시켜 기나긴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국은 지난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0년만에 4강 진출을 노렸지만 아쉽게 패하며 다음으로 기회를 미뤄야 했다. 반면 이라크는 사상 첫 4강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