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나’를 아시나요?…‘164억’ 짜리 초고가 아파트의 과거 [이슈크래커]

입력 2024-03-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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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 청담의 모습. (뉴시스)
▲2022년 4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 청담의 모습. (뉴시스)
전국에서 공시가격이 비싼 아파트 10개가 추려졌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비싼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더펜트하우스 청담’으로 조사됐는데요. 4년째 가장 비싼 아파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더펜트하우스 청담의 전용면적 407.71㎡ 공시가격은 164억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습니다. 지난해 공시가격보다도 약 1%(1억6000만 원) 올랐죠.

더펜트하우스 청담은 1개 동 29가구 규모로, 전 가구가 복층 구조입니다. 2020년 입주를 시작해 2021년 처음으로 163억2000만 원으로 공시가격이 산정되면서 곧바로 가장 비싼 공동주택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가장 비싼 아파트 1위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더펜트하우스 청담을 포함해 상위 10위권은 모두 서울권 소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에는 부산 해운대에 있는 엘시티가 비수도권 아파트 중 유일하게 비싼 아파트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죠.

반면 전국에서 가장 공시가가 저렴한 주택은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장릉레져타운으로, 전용면적 17.76㎡ 기준 273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4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 청담의 모습. (뉴시스)
▲2022년 4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 청담의 모습. (뉴시스)
호텔 부지가 초고가 아파트로…교통·생활 인프라·학군 뛰어나

더펜트하우스 청담 자리엔 원래 호텔이 있었습니다. 1992년 ‘에메랄드 호텔’로 문을 열었다가 1997년 이름을 ‘엘루이’로 바꿨는데요. 리뉴얼을 거치면서 청담동 일대의 특2급 숙박업소로 자리 잡았죠.

그러나 엘루이가 이름을 떨쳤던 건 단순 숙박업소로서가 아니었습니다. 밤 문화를 즐기던 그 시절 청춘들의 집결지로 유명했죠. 호텔 지하에 나이트클럽 ‘줄리아나’가 있었는데,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 20~30대였다면 한 번쯤 들러봤거나 적어도 들어봤을 장소였죠. 연예인들도 즐겨 찾으면서 줄리아나는 리베라호텔의 ‘클럽아이’, 선샤인호텔의 ‘보스’ 등과 함께 강남 핵심 나이트클럽으로 손꼽혔습니다.

2010년 클럽 붐이 일면서 줄리아나도 나이트클럽에서 ‘클럽 엘루이’로 바뀌었는데요. 개장 당시 화려한 시설과 큰 규모로 성황을 이뤘습니다. 4000명을 동시 수용해 각종 패션쇼나 힙합 콘서트, 가수들의 쇼케이스가 이곳에서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강남 일대 대형 클럽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이 악화하자, 클럽은 2014년 문을 닫았습니다. 이후 호텔 건물은 비즈니스호텔로만 운영됐는데요. 호텔 측은 2016년 토지와 건물 등을 포함한 엘루이 호텔 전체를 매각했습니다. 구매자는 청담동과 잠원동에서 고급빌라 건축 사업을 주력으로 펼쳐온 부동산 개발업체였죠. 업체는 호텔을 허물고 전 세대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펜트하우스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더펜트하우스 청담입니다.

강남의 밤 문화를 대표하던 호텔과 나이트클럽은 쇠락했지만, 대신 훌륭한 부동산 입지가 남았습니다. 영동대교 남단에서 강남으로 들어서는 자리에 위치한 덕에 주요 도로망과의 접근성이 좋은데요. 주변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고, 인근에 청담고, 경기고 등 강남 8학군이 있습니다.

모든 주택에서 한강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거실 통유리창이 세로 6.5m, 가로 11.6m로 구성되면서 개방감도 극대화했는데요. 이 밖에도 거실 및 식당 등 생활 공간의 층고가 6.7m로 설계됐고, 특히 최상층 2가구로만 구성된 펜트하우스는 전용면적 396㎡ 로 독립형 옥상층 수영장(루프탑 풀)까지 갖췄습니다.

더펜트하우스 청담에는 일타 강사 현우진,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 프로골퍼 박인비 등 다수의 유명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0년 12월 2일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성동구 일대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2020년 12월 2일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성동구 일대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2위 에테르노 청담·3위 나인원 한남…지난해보다 9억 원 안팎 올라

전국에서 공시가격이 비싼 아파트 2위는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에테르노 청담이 차지했습니다. 역시 청담동에 있는데요. 전용 464.11㎡ 공시가격이 128억6000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국내 최고 분양가를 자랑하는 이곳은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스페인 건축가 라파엘 모네오가 설계했는데요. 더펜트하우스 청담처럼 1개 동 29가구 규모입니다.

‘29가구 규모’는 서울 초고급 아파트들 사이 일종의 ‘룰’입니다. 서울 투기과열지구 민간 택지에 짓는 30가구 미만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고, 공개 청약 규제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에테르노 청담은 배우 송중기와 가수 아이유가 100억 원이 넘는 고가에 분양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용산구 한남동의 나인원한남은 지난해 2위에서 올해 3위로 한 계단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전용 244.72㎡의 공시가격은 106억700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9억6600만 원 껑충 뛰었습니다. 4위는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4.75㎡로 공시가격은 98억9200만 원이었는데, 역시 지난해보다 9억9500만 원 올랐죠.

성동구 성수동1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273.93㎡는 공시가격이 90억8700만 원으로 5위에 자리했는데요. 지난해 81억9300만 원보다 약 9억 원 올랐습니다. 6위는 공시가격 89억4600만 원인 한남동 파르크한남 전용 268.95㎡에 돌아갔고, 그 뒤를 이어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 전용 271.83㎡가 공시가격 77억6900만 원으로 7위, 상위 10곳 중 유일하게 연립주택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5 전용 273.64㎡가 77억1100만 원으로 8위,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234.8㎡는 74억9800만 원으로 9위에 올랐습니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269.41㎡는 71억5100만 원으로 10위를 기록했죠.

올해 상위 10위권 모두 서울에 위치한 아파트로, 강남구에 있는 아파트가 3개, 용산구 3개, 서초구 2개, 성동구 2개입니다.

▲지난해 7월 2일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7월 2일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지역·신축 여부에 가격도 갈린다…양극화 심화

그렇다고 서울의 모든 아파트 공시가격이 상승한 건 아닙니다. 구별로 살펴보면 25개 구 중 18개 구 공시가격이 상승하고 7개 구는 떨어졌습니다.

공시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구는 송파구로, 10.09% 상승했습니다. 양천(7.19%), 영등포(5.09%), 동대문(4.52%), 강동(4.49%), 마포(4.38%)도 상승률이 평균 이상이었죠.

반면 노원(-0.93%), 도봉(-1.37%), 강북(-1.15%)은 하락했고, 중랑(-1.61%), 구로(-1.91%), 금천(-0.87%), 관악(-0.28%) 공시가격도 내려갔는데요. 이는 지난해 실수요자 선호가 높은 주요 지역 대단지 위주로 집값 반등이 나타난 탓입니다.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는 1년 전보다 가격이 올랐지만, 서울 내 비강남권과 지방 아파트, 연립·다세대는 작년 수준에 그치거나 오히려 하락한 곳이 많은데요. 강남4구가 있는 동남권은 지난해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15.55%, 마포·서대문·은평구가 있는 서북권은 11.3% 올랐지만, 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구 등이 있는 서남권은 6.76%, 종로·용산·중구가 있는 도심권은 2.0% 상승에 그쳤죠.

강남권 고가 아파트들 사이에선 신고가 행진까지 이어졌습니다.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59㎡는 지난달 3일 29억1000만 원을 기록했는데요. 1월 기록한 직전 최고가(29억 원)를 1000만 원 웃돕니다. 이 단지는 지난해 8월 준공한 2990가구 규모 신축 아파트로, 일대에 가장 최근 공급된 대단지 아파트라 반포동 ‘대장 아파트’로 평가받고 있죠.

같은 동 아크로리버파크에서도 이달 최고가 기록이 나왔습니다. 전용 59㎡는 이달 5일 28억3000만 원에 거래됐는데요. 지난달 직전 거래가(25억7000만 원)보다 2억6000만 원 상승했습니다. 2021년 6월 기록한 직전 최고가(27억 원)와 비교해서도 1억 원 이상 뛰었죠. 아크로리버파크는 2016년 8월 준공한 1612가구 규모 아파트로, 래미안원베일리 준공 전까지 일대 시세를 주도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12월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14주 연속 하락한 것과 상반됩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 초부터 반등하는 모양새지만, 평년 거래량을 아직 밑돌고 있습니다. 고금리 기조에 경기 부진 등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데다가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왔는데요. 초고급 아파트들은 억 단위 상승을 이어가는 등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 아파트와 달리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84.89㎡는 공시가격이 15억1000만 원에서 14억8700만 원으로 1.6%가량 하락했고, 성동구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84㎥도 공시가격이 12억2800만 원에서 12억3400만 원으로 0.49%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전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선호도 높은 지역의 신축, 준신축 아파트는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편,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1.52% 올랐습니다. 소폭 상승이긴 하지만 지역별 양극화가 두드러지면서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역시 지역별, 단지별로 엇갈릴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서울 내에서도 전체적으로 보유세 부담이 다소 오르는 가운데, 강남권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서울에서 고가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많게는 보유세가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다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공시지가 상승 폭이 크지는 않아 보유세 상승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30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를 결정·공시 하고, 한 달간 이의 신청을 받은 후 6월 27일 조정·공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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