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왼발’ 이강인이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부터 멀티골을 뽑아내며 우승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3대1로 승리했다.
한국은 전반 38분 황인범이 선제골을 넣으며 1-0으로 앞섰지만, 후반 6분 압둘라흐 알 하시시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한국은 전반에만 경고 3장을 받는 등 경기를 뜻대로 풀어가지 못하며 중동 팀에게 일격을 당했다.
하지만 한국에는 이강인이 있었다. 이강인은 후반 11분 김민재의 패스를 받아 왼발 중거리 슛으로 바레인 골문 구석을 갈랐다.
역전골을 넣은 이강인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후반 23분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황인범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곧바로 수비수를 제친 뒤 파포스트 구석을 노린 왼발슛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쐐기골을 만들었다.
이강인은 클럽 팀에서도 절정의 기량을 이어갔다. 프랑스 리그1의 명문 구단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한 이강인은 10월 A매치 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AC밀란과의 경기에서 파리 생제르맹 데뷔골을 터뜨렸고, 몽펠리에를 상대로 리그1 데뷔골까지 기록했다. 트로페 데 샹피온 결승전에서는 툴루즈를 상대로 우승 축포까지 쐈다.
이날 이강인의 활약은 말 그대로 눈부셨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강인은 바레인전 패스성공률 91%, 롱패스 성공률 100%, 찬스 창출 3회, 파이널서드 패스 3회, 슈팅 정확도 67%, 볼 터치 74회, 드리블 성공 6회, 인터셉트 4회 등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이날 경기를 승리로 이끈 이강인은 맨오브더매치(MOM)에 선정됐다.
또한 이강인은 1차전 멀티골을 기록하면서 아시안컵 득점 선두로 올라섰다. 미나미노 다쿠미(일본), 아피프 아크람(카타르)와 공동 선두다.
이강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쉬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선수는 없었다. 코칭스태프도 하지 않았다. 실제로도 그랬던 것 같다”며 “오늘 경기를 3-1로 이기면서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이 있었는데 다음 경기는 더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 가져오도록 노력해야겠다”고 했다.
실점 이후 상황에 대해선 “우리가 골을 넣든 실점을 하든 상관없이 우리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유지한다. 흔들리지 않았다”며 “골을 먹었으면 당연히 공격수들은 골을 넣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뛴다.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골을 넣은 장면에 대해 “너무 좋은 패스였다. 너무 좋은 움직임으로 넣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 골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의 골이다”며 “경기 뛴 선수들, 경기를 준비한 모든 선수들 덕분에 넣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승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음 경기에도 좋은 기회가 있다면 골 넣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늘 말했듯 난 골보다는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 그거에 맞춰 플레이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에서 세계적인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와, 대표팀에선 손흥민과 함께 뛰고 있다. 이에 “정말 많은 부분에서 배우고 있다. 경기장뿐 아니라 밖에서도 사람으로서 많이 배운다”며 “대표팀에 오면 흥민이형 말고도 배울 게 많다. 좋은 선수가 되려고 노력한다. 음바페 외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어떤 지시를 내렸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매 훈련, 매 경기마다 항상 나에게 동기부여를 주신다. 항상 더 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것 같다. 나에게 엄청 많은 것을 원하신다”며 “그렇다보니 저도 어쩔 수 없이 더 많은 것을 해내려고 한다. 그 부분에 대해 정말 감사 드린다. 앞으로도 더 오래 함께 하실 것 같고, 하실 것 같은데 그 부분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기쁘다”고 이야기했다.
이강인은 바레인의 거친 플레이에 대해 “따로 생각한 것은 없다. 경기 전부터 쉽지 않고, 상대가 거칠 것은 예상했다”며 “경기하면서 우리의 순간을 기다리면 찬스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 기회를 잡으면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은 우승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5일이 있는데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현재 몸 상태에 대해 “지금은 컨디션이 좋고, 안 좋고를 따질 때가 아닌 것 같다.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좋으면 좋은 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라며 “팀 승리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최대한 경기에 포커스를 맞춰서 내 몸이 최고로 좋은 상태로 경기를 뛰어야 할 것 같다. 아까 다친 데(무릎)는 괜찮다”라고 설명했다.
이강인은 마지막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오늘보다 좋은 경기력과 결과를 보여드리겠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를 승리한 한국은 오는 20일 요르단과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