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혁신 못 하는 한국 기업 [노트북 너머]

입력 2023-11-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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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해외에서 현대자동차 차량을 온라인에서 주문할 수 있게 된다. 최근 현대차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모델과 옵션 선택부터 결제까지 모두 아마존을 통해 할 수 있다. 아마존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브랜드는 현대차가 최초다.

현대차는 지난해 재진출한 일본에서도 온라인 판매 전략을 펴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자동차 판매는 글로벌 업계의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테슬라가 업계 최초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이후 혼다와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이러한 방식을 따랐다. 온라인 판매는 소비자에게는 편리하고 자동차 업체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어 비용이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온라인 판매 실험에 나선 이유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예외다. 현대차는 국내에선 온라인으로 차량을 판매할 수 없다. 노조와의 단체협약에 ‘차량 판매방식은 노조와 협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영업직원들의 고용안정 보장을 이유로 온라인 판매를 반대하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위탁 생산해 단체협약이 적용되지 않은 캐스퍼만 유일하게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캐스퍼 역시 출시 초기 노조 측의 거센 반발을 받아야 했다.

현대차가 해외에서 혁신 실험을 하는 사례는 온라인 판매뿐이 아니다. 최근 싱가프로에 준공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는 미래 모빌리티를 연구하고 실증하는 테스트베드다. 현대차는 이곳에 컨베이어 벨트를 없애고 소규모 작업장인 셀에서 작업자 한 명과 로봇이 팀을 이뤄 차를 생산하는 실험을 할 예정이다. 업계는 현대차가 한국이 아닌 싱가포르에 혁신센터를 구축한 이유 중 하나로 노조를 지목한다.

한국 기업이 한국에서는 혁신을 못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실험은 결국 전동화 시대에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가 혁신 실험을 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는 한국이다. 노조의 입김을 피해 밖으로 나가 실험해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 지금은 노사 모두가 힘을 합쳐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때다. 변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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