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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인들 ‘교도소 담장 위 걷는 처지’인 현실

입력 2019-11-15 05:00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되면 경제 관련법에 의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항목이 무려 2205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 개인의 잘못으로도 기업과 기업인이 함께 처벌받는 양벌(兩罰) 규정의 종류가 그렇다. ‘항상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처지’라는 기업인들의 하소연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국내 285개 경제 관련 법령을 전수조사해 분석한 결과다. 형사처벌 항목은 2657개로 20년 전인 1999년(1868개)에 비해 42%나 늘었다. 이 중 83%인 2205개가 법 위반을 저지른 피고용인뿐 아니라, 고용주인 기업인과 법인을 동시에 처벌하도록 돼 있다. 또 전체의 86%인 2288개 항목이 강도 높은 징역 또는 벌금형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양벌 규정은 피고용인의 법 위반을 방지할 책임을 고용주와 법인에 부과하기 위한 것이다. CEO가 기업의 모든 경영활동에 대해 책임져야 하는 자리인 건 맞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수많은 종업원 개개인의 부주의나 위법행위를 사용자가 직접 관리하고 통제하면서 경영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종업원 범죄로 최악의 경우 CEO가 인신구속까지 당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예컨대 근로기준법상 종업원의 법정근로시간 및 임산부 보호 위반, 성차별 등까지 고용주가 징역 또는 벌금형을 받는다. 올해 시행된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에서 피해자가 불이익을 당한 기업의 대표를 처벌하는 조항도 그렇다. 공정거래법에는 직원이 실수로 공시정보를 누락해도 대표이사가 처벌받게 돼 있다. 실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계열사 신고 누락으로 기소됐다. 산업안전보건법의 재해 발생시 현장 훼손이나 작업중지 규정 위반, 화학물질관리법의 유해물질 취급기준 위반 행위 또한 기업과 기업인까지 처벌 대상이다. 다른 사례 수없이 많다.

통상적 경영판단과 무관하고, 직접적인 위법도 아닌 사안까지 책임져야 하는 이런 식의 지나친 양벌 규정이 늘면서 CEO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기업 규모가 클수록 처벌받을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외국 기업인들이 가장 많이 우려하는 리스크로 이 같은 양벌 규정을 꼽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업인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 제도가 경영을 제약하면서 기업활력을 떨어뜨리고, 생산과 투자 의욕을 꺾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규제 완화와 거꾸로 가는 것이고, 외국의 비슷한 법령과 비교해도 너무 엄격한 것으로 지적된다.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의 종합적인 정비와 단순화가 시급하다. 직접적 경영행위와 무관한 일까지 책임을 묻고, 처벌만을 능사로 삼는 것은 기업인들을 모두 예비 범죄자로 내몰아 ‘법률 리스크’만 키우는 꼴이다. 경제를 살리는 것도,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도 어려워지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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