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흑묘백묘 따질 때 아니다",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자

입력 2019-10-14 12:44 수정 2019-10-1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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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필 자본시장2부 기자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지난해부터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CPA BSI’를 발간하고 있다. 기업을 직접 감사하는 경제실무 전문가인 회계사들이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기 진단이라는 점에서 예측에 신뢰를 얻는다.

그런데 이 CPA BSI 지수가 계속 하락 추세다. 지난해 6월 당시 회계사 158명을 대상으로 경기 전망을 설문한 결과 상반기 89, 하반기 82로 조사됐다.

기업들과 직접 대면하는 회계사들의 우려만은 아니다.

경기 부진 흐름이 장기화할 것이란 시그널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은 수출규제 카드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쟁 이슈로 온 나라가 수개월째 매몰됐다.

기업들은 투자하기가 겁난다고 한다. 나라 밖 사정이 안 좋은 이유도 있지만, 규제에 걸려 넘어져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야 할 것 없이 ‘중점 처리하겠다’고 밝힌 일본 수출규제 대응, 경제활력, 소상공인대책, 청년, 교육법안 역시 별다른 논의도 거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된 경우가 다수다.

오죽했으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경제는 버려지고 잊힌 자식이다”고 토로 했을까.

뒷북치는 정부는 또 어떤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공장에서 열린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서 축사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산업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중심으로 재편해 세계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고 격려했다.

수출과 성장률 등 각종 지표 악화에도 “한국 경제는 탄탄하다”는 낙관론을 펴왔던 문 대통령이 뒤늦게 기업에 손을 내밀었다는 점은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어쩐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재벌을 어떻게 길들일까. ‘닥치고 응징’이 능사일까. 아니다.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 1979년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흑묘백묘론’으로 경제를 일으켰다.

지금 한국경제를 살리는 길은 ‘흑묘백묘’를 따질 때가 아니라 본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투명하게, 공개적으로 기업들에 해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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