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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그거라도 안하면”식 금리인하, 반갑지 않다

입력 2019-09-16 17:59

김남현 자본금융 전문기자

한국은행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다.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10월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어 시점도 확정돼 있는 형국이다.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현재로서는 10월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시그널(신호)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8월 금리동결에도 불구하고 조동철·신인석 위원은 금리인하를 주장했다. 금통위원이 총 7명이라는 점에서 추가 금리인하까지는 2명의 표만 더 있으면 된다.

이런 와중에 8월 30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제상황에 따라 필요시에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통화정책 여력은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8월 금리동결 이유로 “(7월 금리인하에 대한)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총재와 윤면식 부총재는 사실상 같은 의견을 갖는다는 점에서 이 총재만 결심하면 금통위에서 2표는 쉽게 성사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통화정책방향(이하 통방) 문구에서도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라는 문구를 새롭게 삽입했다. 이는 방향은 달랐지만 금리인상 직전 달인 2018년 10월 통방에 있었던 문구와 똑같은 것이다.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라는 문구가 기준금리 인상기였던 2017년 11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존재한 바 있다. 이 기간 중 2018년 10월 통방에서만 ‘추가’라는 말을 쏙 빼 다음번 금통위에서 금리조정이 있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가 이어지면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대외여건도 우호적이다. 가깝게는 12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예금금리를 연 마이너스(-)0.4%에서 -0.5%로 10bp(1bp=0.01%포인트) 인하하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미국 연준(Fed)도 이번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00~2.25%에서 25bp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은 7월 말에도 25bp 금리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준율과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굴레가 있는 이상 주요국 금리인하 행진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긴 하다. 대내적으로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소비자물가와 2% 달성이 가물가물한 올 경제성장률 등을 보면 금리인하 명분도 충분하다.

다만 문제는 금리인하 효과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7월 금통위 의사록을 보면 금리인하 주창자로 추정되는 한 금통위원은 “금리인하를 통해 투자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라고 말한다. 사실상 금리인하를 하더라도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5월 금통위에서는 저인플레이션 상황을 두고 금통위원들 간에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저인플레이션 상황에) 적극적 대응 견해가 여전히 학계의 컨센서스”라며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일각에서는 “물가가 목표수준을 밑돌았던 데에는 공급 및 구조적 요인의 영향력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금리인하로 물가를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맞받았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결정이 정권이나 정부에 보여 주기식이지 않느냐는 의구심이다. 실제 6월 말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것(금리인하)이라도 안 하면 한은이 도대체 하는 게 뭐가 있느냐라고 비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시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경기부양에 총력을 기울일 때였다. 추경안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자, 일각에서는 한은이 나서 금리인하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때였다. 결국 8월 금통위에서 한은은 3년 1개월 만에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물론, 또 하나의 통화정책 수단인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손봐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 지원은 물론 설비투자·수출 중소기업 지원에 나섰다.

반면 금리인하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이유 두 가지만 들면 우선 그간 우리 경제를 옥죄왔던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8월 한 달 동안 은행 가계대출이 7조4000억 원 늘어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8월 기준으로도 가계부채 문제가 한창이던 2016년(8조6000억 원 증가) 이후 최대 규모다. 좀비기업을 연명시킬 수도 있다. 그렇잖아도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비율은 32.1%로 2010년 26.9%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소위 좀비기업 비율도 14.1%에 달한다. 최근 떨어지기만 하는 잠재성장률 하락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좀비기업은 퇴출돼야 마땅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은은 정부 금리인하 입김에 자유롭지 못했다. 김중수 전 총재 시절 “한은도 정부다”, 이주열 총재 재임 초기 “척 하면 척”은 이를 방증하는 대표적 설화들이다. ‘그거라도 안 하면’식의 금리인하가 반갑지 않은 이유다.

kimnh2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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