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지방이전’ 재점화…“득보다 많아 오히려 경쟁력 악화”

입력 2018-10-0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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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의원, 부산 이전 개정안 준비...기업 소통·인력 확보 등 실효성 우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지방이전’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열렸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두 기관의 업무 특성상 서울을 떠나 있는 것이 되레 금융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다시 쟁점화한 것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해영 의원으로, 김 의원은 1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산은과 수은을 부산으로 이전해야 한다”며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말한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산은과 수은은 없었다. 이들은 2007년 이후 설립된 공공기관에 해당하지 않을뿐 더러, 각각의 정관에 따라 본사를 서울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법을 개정해 산은과 수은을 강제로라도 부산에 세우겠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은 2004년 제정된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근거로 삼고 있다. 지역균형 발전이란 ‘명분’은 좋지만, 금융가를 중심으로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갖춰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금융공기업엔 득보다 실이 많다는 평가가 짙다.

문제는 본점을 지방으로 옮기게 되면 수도권에 밀집된 기업들의 소통은 물론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분위기 때문에 인력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지난해 2월 전주로 이전하면서 이러한 부침을 겪었다. 당시 기금운용인력 200여 명 가운데 50여 명이 사표를 냈고 실장급 인사 8명 중 6명이 회사를 떠났다.

산업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국책은행이 해외 관련 사업을 많이 하는데, 해외사업 파트너를 고려할 때 지방으로 내려가면 실익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의 지방이전은 곧 금융 중심지를 상징하는 서울의 ‘프리미엄’이 지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치 논리는 금융산업을 되레 저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금융은 피부가 닿아야 성장 속도가 빨라지기 마련이다. 뉴욕, 런던, 도쿄 등 금융산업이 거대 도시에서 발전하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의도를 제외하고도 부산시가 금융 중심 도시로 지정돼 있다. 김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를 고려해 지방이전을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에는 전북을 제3의 금융 도시로 선정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사실상 금융이 집약되지 못하고 발산하는 형국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정치 논리로만 재단하는 것은 성장을 방해할 뿐”이라며 “금융공기업 지방이전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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