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폭염의 교훈, ‘중독’에서 ‘전환’으로

입력 2018-09-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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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사

시나브로 찾아온 선선한 가을이 반갑다. 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염의 기억이 생생한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올겨울 사상 최강의 한파가 올 것이라는 예측에 몸을 움츠리게 된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한파, 그리고 무분별한 화석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미세먼지에 이르기까지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는 미래가 아닌 현실의 당면한 문제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서울의 연평균 폭염일수가 현재 10일에서 50년 후에는 73.4일이 되고, 여름 일수는 169.3일로 1년 중 절반을 차지하게 된다. 또한, 20년 후 서울에서만 폭염으로 인해 매년 150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지하다시피 지구온난화의 핵심적인 원인은 ‘화석연료’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에 있고, 이는 발전과 수송, 산업 등에서 석탄과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 2016년 우리나라 1차 에너지의 비중은 석유(40.1%), 유연탄(25.7%), LNG(15.4%), 원자력(11.6%) 순이었다. 참고로 석유 소비량은 9.2억 배럴이었는데, 이를 200ℓ 드럼통에 담으면 63빌딩 높이(274m)로 240만 개를 쌓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한편, 폭염으로 인한 전력사용 증가로 전력예비율이 다소 떨어지자 원자력계와 보수 언론은 탈원전 정책으로 전력 수급이 불안정해졌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미 전력 예비율이 20~30%가 넘는 상황에서 계속 발전소를 지어 있을지도 모를 공급 부족을 없애자는 주장이다. 폭염의 원인을 더욱 양산해 폭염에 대비하자는 것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 우리나라 1인당 전력소비량이 영국의 1.7배라는 보고가 있다. 발전소가 아니라 절전소가 필요하다.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한파는 에너지 소비의 증가를 낳고,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로 이어지고, 다시 지구온난화를 심화하여 폭염이 확대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초콜릿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당뇨 환자처럼 우리 사회는 화석에너지 ‘중독’에 빠져 있다. 다소간의 금단현상을 각오하고, 획기적인 에너지 수요관리정책과 재생가능에너지 중심의 지역·분산·자립형 에너지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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